미국 해군 참모총장인 Michel G Mullen 제독은 현대 미국 해군의 변화를 대표하는 1000척 해군 개념을 처음으로 언급한 2005년 8월의 해군대학 연설에서 “바다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해군 본연의 임무이지만, 해군의 전부일수는 없다” 며, 미국해군의 새로운 임무는 (우호국 해군과의 공조작전을 통한) 해상 임검 및 치안유지활동. 그리고 쓰나미와 같은 재해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해야 함을 역설했다.
실제로 미국 해병대에게 과거 냉전시기와 같이 전면전 상황에서 적국 해안의 방어 전력을 파쇄하고 교두보를 확보해야 하는 임무의 비중은 상당히 낮아져 있다. 실제로 최근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는 육군과의 공조작전을 중시하여 아예 병력을 행정상륙 시킨 후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이라크의 자유 작전(Operation Iraq Freedom) 작전 당시 미국 육군의 터키 영토 통과가 거절됨에 따라, 해병대의 고유 영역이었던 “해상을 경유한 전력 투입” 의 필요성은 크게 부각되었다.
미국 해병대가 자랑하는 소위 “초수평선 상륙전” 개념과 이를 위한 전력은 샌 안토니오급 LPD 등의 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된다고 하지만, 그 위상은 “필요성에 대한 의문” 과 새로운 전력소요의 재기에 맞물려 이전과 같은 “절대적인 필요요소” 로는 인식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해군 및 해병대가 내어놓은 해답은 현재 기획 및 건조가 진행 중인 “Sea Base" 프로젝트의 핵심인 MPF(F)와 타라와 급을 대체할 차세대 상륙함 LHA-6 이다.
(이 외에도 LPD-17이나 LSD(X), HLCAC 등 다양한 기획이 진행중이지만, 현재 미국 해병대 상륙함 및 상륙개념의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함종은 이 둘 정도로 한정될 것이다.)
Sea Base 는 2004년 Donald Rumsfeld 국방장관이 주창하였던 10-30-30(10일내 전개-30일내 전역종결-30일내 타 전역에 대한 작전능력 확보) 구상 및 미국의 해외기지 통폐합 및 즉응체계 편성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는 계획으로, 공해에 주둔중인 다양한 대형 선박에 상시 병력을 주둔시키다 유사시 해상에 전개 중인 선박들로 구성된 “해상기지” (Sea Base) 를 구성하여 이를 바탕으로 원정 작전을 수행한다는 개념이다.
“어떻게 상륙할 것인가”보다는 “상륙 후 어떻게 싸울 것인가” 에 집중한 것이다.
여기에서 MPF(F) (Maritime Prepositioning Force, Future : 미래형 해상 사전배치 전력) 는 Sea base 의 핵심 함정으로 향후 14~20척이 건조되어 3개 해역에 상시 분산 배치되며, 8척에 해병 원정여단(MEB) 및 지상군의 병력, 장비, 1개 전역의 작전을 수행하는데 소요될 30일분의 물자를 상비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MPF(F) 가 기존의 MPS (Martime Prepositioning Ship) 가 수행하던 임무를 승계함을 의미한다.
MPF(F) 는 아직 세부적인 요구사항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 19000명에 이르는 인원과 148대의 유/무인기, 4100여개의 컨테이너 및 대량의 연료 및 식수 등 막대한 물자를 적재해야 하기 때문에 작게는 63000t에서 크게는 86000t 급의 거함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PF(F)가 일선 전투함이 아닌 수송함으로 동 중량의 전투함에 비해 대형화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주력 항공모함에 필적하는 거체인 셈이다.
실제로 MPF(F) 2010 에 의하면 MPF(F) 의 길이는 300m 를 상회하며 항공갑판을 기준으로 한 너비 역시 60m 에 이르는 등 갑판의 대형화가 불가피한 항공모함에 비견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크기를 자랑한다.
MPF(F)는 신속전개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27.5kt 의 최고속도에 비해 매우 빠른 최고 25kt 대의 순항속도를 낼수 있으며, 한단계 낮은 20kt 전후의 속도로 순항할 경우 최대 12000nm 급의 항속거리를 확보하여 사실상 추가보급 없이 세계 대부분의 지역까지 직접 기동할 능력을 지니게 된다.
MPF(F)는 현재 해군 해상수송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 에 소속된 LMSR(Large, Medium Speed Roll-on/Rolll-off) 을 기반으로 개념을 검증하는 단계에 와 있으며, 지난 2006년 중에 현용 LMSR 인 USNS Red Cloud 를 이용해 MPF(F) 의 핵심요소가 될 자동 화물 적재/하역 시스템과 MLP (Mobile Landing Platform) 를 시험하기도 했다.
이 두 시스템이 MPF(F) 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것은 완전 자동화된 전산체계로 함에 적재된 장비 및 인력, 물자를 관리하여 전장에 필요한 징비만을 적시에 하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양륙작전에서 해안 인근에 모든 물자를 하역 및 정지하던 것과 달리 하역 및 관리를 담당할 구조물의 신설이 필요 없으며 수송에 소요되는 부담을 최소화하여 상륙인원을 최소화하고 물자의 노출에 따른 리스크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MPF(F)에 적재 및 하역되는 장비는 접안시 자체적인 램프를 통해 직접 하역할수 있으며, 함의 안전을 위해 해안선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때도 Sea-Shore Connector 로 구분되는 LCAC-X 나 LCH(X) 등의 전통적 상륙수단과, Intratheater Connector 로 구분되는 JHSV (Joint Hight Speed Vessel) 등의 민용 페리 개조형 고속선박 등을 이용해 탑재된 장비와 물자를 효과적으로 분배 및 수송할 수 있다.
그밖에 RRDF(Roll-on/Roll-off Discharge Facility) 라는 자항형 조립식 부두를 통해 육로와 선박을 직접 연결할수도 있으며, 자체적인 항공기 적재 및 급유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항공기를 통한 긴급 수송도 병행이 가능하다.
MPF(F)는 LHA, LHD 와 같은 전통 갑판을 채용하여 항공기 운영능력을 확보하고 각종 회전익기 및 V-22를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갑판 운용의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었으나, 고가화 및 신규 LHA-6 과의 임무 중복 등을 이유로 논란이 재기되어 채용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MPF(F)의 항공기 지원능력을 어느 선까지 제한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MPF(F)는 물론 Sea Base 계획과 향후 미군의 해외 전개 작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될것이다.
(한편 록히드 마틴은 MPF(F) 가 전통갑판을 채용하고 갑판을 확장할 경우 C-130J 의 STOL 능력을 강화한 파생형의 함상 운용이 가능하다며 해당 기종을 제안했으나, 해군과 해병대의 반려로 무산되었다)
MPF(F)-0901 이라 명명될 최초의 MPF(F)는 2009년부터 건조가 시작되어 이르면 2014년에 진수되어 2015년 중순까지는 일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LHA-6는 "MPF(F) 와는 “정 반대의 형태로” 새로운 전장에 대해 접근한 함정이다.
기존의 타라와급 LHA 는 1900명의 병력과 20대의 전차, 각종 장갑차량 및 수송차량을 120대, 10문의 곡사포, 22대의 헬리콥터 등으로 구성되는 해병대 1개 대대를 독자 수송하고 LCAC 와 헬리콥터등을 통해 이를 입체 양륙할수 있도록 기획된 함정이었다.
하지만 LHA-6는 타라와급 LHA와 WASP급 LHD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었던 웰 도크를 완전히 폐지하고, 항공기 운용능력에 보다 집중한 설계를 채용하였다. 주 설계사인 노드롭 그루만의 설계안에 따르면, LHA-6는 격납고 및 항공갑판을 크게 확장하고 격납고 내부의 높이를 높이며 천장에 항공기 정비용 전용 크레인을 채용하는 등, 항공기 운용에 집중한 형태로 설계되었음을 확인할수 있다.
LHA-6 의 추진기관은 LHD-8 과 같은 LM-2500+ 가스터빈 2대를 사용할 예정이며, 이는 기존의 WASP 급 LHD가 사용하던 증기터빈과 유사한 70000hp 의 출력을 발휘한다. 항양성능도 최고속도 22kt 에 순항속도 20kt 로 WASP와 유사하다.
LHA-6는 아일랜드 및 추진기관 등, 많은 부분을 LHD-8 Makin Island 와 공용화 했지만, 배수량은 42000t 급에서 50905t 까지 늘어났고 격납고 내부면적은 LHD-8의 1995m^2에서 2823m^2로 1.5배 가까이 확대했으며, 기존의 웰 도크 운용시 벨러스트 탱크로 사용하던 공간을 항공유 탱크로 전환하여 492만 리터에 달하는 항공유를 확보했다.
492만리터의 항공유는 230만 리터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존 타라와 급의 2배를 상회하며, 니미츠 급의 1320만 리터의 36% 에 달한다. LHA-6 가 운용할 항공기가 AV-8 해리어에서 F-35B 라이트닝으로 CH-46 헬리콥터에서 V-22 틸트로터 수송기로 대형화 되었음을 고려하더라도, 정비 및 보급 능력의 노골적인 향상은 항공기의 “장시간 운용” 을 위한 포석으로밖에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상륙함으로서의 적재능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2362m^2의 차량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3965m^2의 상륙전력용 장비 및 화물 적재공간과 1852명의 대대급 상륙전력을 위한 거주공간 및 각종 지원설비 역시 타라와급 LHA 에 비해 충실히 갖춰져 있다. 특히 대규모 항공기 운용능력은 병력과 경량 장비의 단시간 내 육상 투사능력을 제공할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웰 도크가 없고 중장비 전용 갑판 역시 형식적인 수준이어서 주력전차 급의 대형 장비의 양륙능력은 사실상 삭제되었다. 따라서 LHA-6 가 소속된 함대의 해병대용 중장비 운용능력은 최근 취역하기 시작한 샌 안토니오급 LPD 가 전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항공전력 운용능력 중심의 설계는 타라와급과 WASP 급이 추구한 “단일함의 입체 상륙전 능력 부여” 대신 각 임무에 최적화된 함정간의 특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할수도 있지만, 이런 해석은 LHA-6 급 건조목적의 일면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해군은 12개의 항모타격군 (CSG:Carrier Strike Group) 을 분쟁지역에서 상시 운용하고 있지만. 저강도 분쟁이나 장기 초계 및 해역감시 등 다양한 임무에 운용하기에는 그 숫자가 부족하며 파견 비용 역시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 해군은 LHA, 혹은 LHD를 핵심으로 하는 12개의 원정타격군(ESG: Expeditionary Strike Group) 을 편성하여CSG 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실제로 미국 해군은 2003년 8월 22일, 타라와급 강습양륙함 LHA-5 펠렐리유를 기함으로 하는 최초의 ESG, ESG-1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펠렐리유 이외에도 LPD-5 오그덴, LSD-42 게르만타운, CG-73 포트 로열, DDG-73 디케이터, FFG-33 자렛과 SSN-772 그린빌로 편성되었으며 이라크의 자유 작전의 일환으로 13MEU (해병원정대, Marine Expeditionary Unit) 를 페르시아만에 투사하는 임무를 담당하였다.
ESG-1 의 성공적인 운용에 고무된 미국 해군은 2005년에 WASP급 LHD 를 기함으로 하는 두 번째 ESG, ESG-2 를 편성하였다. 신규 ESG는 ESG-1 과 같은 편제로 구축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소규모 단독 상륙작전” 및 인근 해역에 대한 제해 임무 등에 대한 능력을 검증받았다.
2006년에는 LHA-1 타라와를 기함으로 하는 ESG-1 과 LHA-4낫소를 기함으로 하는 ESG-8가 신규 편성되어 각각 13, 22 MEU 를 쿠웨이트까지 독자 전개시켰다.
한편 ESG 와는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도 시도되었다, WASP급 LHD-6 본 홈 리처드는 2003년 이라크의 자유 작전에 참가하며 22대의 해리어를 만재한 채 해리어 항공모함으로 작전에 참가했다. 동급인 LHD-5 바탄 역시 26대의 해리어를 탑재한채 페르시아만에 전개했으며, 사령부의 요청에 따라 24시간 항공지원임무를 수행했다. 2003년 당시 주력 부대의 종심 진격으로 인해 공군과 함께 장거리 항공지원을 수행해야 했던 해군과 달리, 두 척의 LHD는 (비교적) 지근거리에 대한 항공지원을 전담했다. 보다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은 인근의 수상함이 보유한 순항미사일을 동원할 수도 있었다.
또한 2005년 동남아 구호사태 당시에도 CVN-75 해리 트루먼과 함께 LHD-5 바탄, LHD-7 이오지마, LSD-41 휘트비 아일랜드 등 상륙함이 주축이 된 구호전단이 편성되어 현지 구호활동 및 긴급 수송, 해병대를 동원한 민사지원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그 가운데 항공모함과 상륙함들은 대형 헬리콥터를 통해 지원선박의 접안이 불가능한 지형의 구호물자 수송 및 인명 구조에 중점 투입되어 상당한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일련의 시험을 통해 효용성을 증명한 LHA 와 LHD 의 독자적 전단 작전능력 및 항공지원능력은 당시 개념 검증단계에 있던 LHA-6 에 강한 영향을 끼쳤고, 결과적으로 도크 폐지를 위시한 LHA-6 의 주요 특징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본 홈 리처드가 해리어 항공모함으로서 작전하며 LCAC를 통해 작전용 보급품을 수송하여 장기작전능력을 입증하기도 했으나, LHA-6 의 설계 및 건조업체인 노드롭 그루만은 비교분석 결과 도크 수송에 비해 “처음부터 작전에 필요한 물자를 적정량 확보하는 것이 경제적” 이라는 결론을 내려 도크 폐지를 결정지었다.
실제로 WASP 급의 항공유는 160만 리터에도 미치지 못해서 해리어를 본격 운영할 경우 재보급 없이는 2일 이상 작전이 불가능함이 확인되었다.
이 과정에서 WASP나 LHA-6 같은 (상대적으로) 소형 상륙함을 다수 건조하는 것 보다는 대형화하는 것이 코스트 억제 측면에서 유용하다는 주장이 재기되어 한때 69000t 에 이르는 초대형 강습양륙함 구상도 검토되었으나, 항모와의 임무 중복 및 상륙작전능력 약화 등을 이유로 샌 안토니오급 LPD 건조축소 결정과 비슷한 시기에 2번함 이후 검토 결정- 사실상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특히 ESG 의 운용경험을 바탕으로 항공기 지휘능력을 위시한 작전 지휘능력이 대폭 강화되어 각종 데이터 링크 설비 및 센서가 큰 폭으로 강화되었는데, 실제로 2007년 중순에 발표된 최종 설계안은 SPS-48E 을 장비중인 LHD-8과 유사한 형태의 아일랜드를 채용했지만 2004년의 초기 설계안에서는 항모에 가까운 단축형 아일랜드에 CV(X) 용 항공통제 레이더인 S4R(구 SPY-1E) 를 탑재하기도 했다.
미국 해군은 강력한 레이더 대신 영국해군이 사용하는 시킹 ASaC7 AEW 헬리콥터의 ScarchWater 2000 레이더를 V-22 에 탑재하여 초수평선 탐지능력 및 항공기 통제능력을 강화시킬 복안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는 “LHA-6가 해병대 고유의 임무보다는 해군의 잔심부름에 더 많이 활용될 것” 이라는 해병대의 반발에 부딛친 상태여서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ESG의 기함으로 운용될 경우 해군에서 파견되는 MH-60S 를 두 대 이상 고정 배치할 전망이므로, 다양한 임무에 대한 적응능력은 현용 LHA/LHD 에 비해 진일보 했지만 정작 상륙함으로서의 특색은 옅어진 셈이다.
이런 “외도”는 기존에 구축된 대규모 전력과 샌 안토니오급 LPD를 주축으로 한 보완 함종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바꿔 말하면 (MPF(F)의 예에서도 확인되었듯) 미국이 기존에 추구하던 전면전하의 상륙전의 비중을 극단적으로 낮게 분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변화하는 정세에 대한 미국의 해답은 2015년 이후 Sea Base 의 구체화와 2세대 ESG 의 등장을 기점으로 채점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미래의 성적을 예상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지만, 구태의연한 양적 투사에 집중한 종전의 전력과는 다른 평가를 받게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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