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공군 KF-16 전투기 추락 사고는 12년 전 정비사가 전투기 연료펌프 구동축을 고정하는 너트를 끼워 넣지 않아 연료 공급이 오랫동안 비정상적으로 이뤄진 탓으로 보인다고 공군이 30일 밝혔다. 지름 5.5㎝·두께 1㎝인 너트를 빼먹은 정비 실수로 420억원짜리 전투기가 떨어지고 조종사 생명까지 위협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KF-16 전투기를 1996년 도입하고 26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공군이 이날 발표한 KF-16 추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기는 엔진의 연료펌프 구동축의 톱니바퀴에 비정상적 마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엔진에 정상적인 연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엔진이 정지됐고 전투기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구동축 마모는 연료펌프의 구동축을 고정하는 너트를 끼우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공군 관계자는 “끼웠던게 헐거워져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2010년 전투기 정비 과정에서 너트 체결(끼우기)을 실수든 어떤 이유로든 빠트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로 이 전투기는 지난 12년간 약 600시간을 비행했다. 2010~2012년 2년간은 예비 엔진으로 분류돼 사용되지 않았다. 이후 600시간 사용이 됐지만, 너트 외에 구동축을 잡아주는 데가 있어 한동안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공군은 같은 엔진을 쓰는 총 200여 대에 대해 비(非)파괴 검사 등 특별 점검에 나서 유사한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공군은 12년 전 사고기의 정비를 맡았던 인력을 대상으로 문책위원회를 구성해 책임 소재와 징계·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19전투비행단 소속 KF-16 전투기는 지난달 20일 초계 임무 수행 중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는 엔진에 힘이 빠지다 순간 멈춰버리자 2차례 엔진 재시동을 시도하다 민가가 없는 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비상 탈출에 성공했다. 이 사고를 포함해 올해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는 조류 충돌을 제외하고도 총 5건에 이른다. 공군 관계자는 “올해 추락 사고 중 2건은 자재 결함, 2건은 인적 과실로 드러났고 1건은 조사 중”이라면서 “올해 추락이 잦은 원인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군에선 정비 불량·기강 해이 등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엔 격추 작전에 동원된 KA-1 경공격기가 이륙하다 추락했다. 지난 10월 4일엔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강릉에서 동쪽 바다를 향해 현무 미사일을 쐈지만, 이 미사일이 강릉 쪽으로 선회해 기지 인근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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