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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무기

드론은 드론으로 잡는다

by 충실한 해병 2023. 1. 7.

첨단 무기와 미래 전쟁-진화하는 드론대응기술

허리케인 정보 위해 ‘코요테’ 개발 
레이시언, 군사적 목적으로 업데이트
미 해병대, 2018년 체계 전력화
육군 무선주파수 장착 블록1B 배치
해군 수중 운용 가능 블록3 도입 추진
우크라, 중국산 드론으로 러 드론 격추

 

 

 


기술 발전과 함께 저비용·고성능·소형화 드론의 등장과 그 활용 범위가 점점 더 확장되면서 드론대응기술(Counter Drone Technology)의 중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다. 현재까지 널리 활용되는 드론대응기술은 통신 혹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교란하거나 전자파로 드론을 무력화하는 소프트킬(soft kill) 방식과 직사화기 혹은 유도무기 등을 동원해 드론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hard kill)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드론을 드론으로 제압하는 하드킬 방식이 새롭게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미 육군과 해병대가 전력화 중인 코요테(Coyote) C-UAS(Counter-Unmanned Air System)는 공중충돌 혹은 근접 후 자폭 방식으로 다수의 군집드론을 제압할 수 있는 드론이다.



코요테 C-UAS

2018년부터 미 육군과 해병대에 전력화 중인 코요테 C-UAS는 미국 레이시언사에서 생산하는 소형 소모성 드론이다. 발사관에 내장된 형태로 보관되며 항공기 혹은 전용발사기에 장착한 뒤 발사하면 접혀 있던 2개의 주 날개와 수직꼬리날개가 펼쳐지면서 활공비행할 수 있다. 동체 길이 0.91m·날개 폭 1.5m에 중량은 5.9㎏ 수준이며 순항속도는 102㎞/h, 최고속도는 130㎞/h에 최대 9100m까지 상승할 수 있다. 기상관측용 코요테 기준 최초 93㎞ 반경을 1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었지만, 성능 개량을 통해 130㎞ 반경을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첨단 세라믹연구원에서 미 해군연구소의 연구용역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첫 비행은 2007년 성공했다. 2009년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가 회사를 인수한 후 센티넬로 회사 이름이 바뀌었으며 첫 납품은 2014년 이뤄졌다.

당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서 허리케인 근처서 대기압, 온도, 습도, 풍속 및 풍향과 표면온도에 대한 실시간정보를 조사하기 위해 코요테를 도입한 것이다. 만약 2015년 레이시언사가 센티넬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코요테 역시 태풍 추적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기상관측 드론 정도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센티넬을 인수한 후 코요테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한 레이시언사는 레이시언 미사일 앤드 디펜스(Raytheon Missiles & Defense)에서 드론 잡는 드론(C-UAS)으로 진화시켰다. 코요테 C-UAS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가격 외에 다수의 드론과 교전 가능한 군집드론 요격능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코요테 드론의 본체에는 탐색기와 폭약만 장착해 단가를 낮추고 실제로 적 드론을 식별·추적하고 교전하는 전투능력은 지상통제장비가 담당한다.



해병대와 육군, 그리고 해군까지

드론 잡는 드론으로 재탄생한 코요테 C-UAS를 먼저 실전 배치한 것은 미 해병대다. 2018년 미 해병대는 △RPS-42 S-밴드 레이다 △Midi 전자전 시스템 △시각센서 및 코요테 C-UAS로 구성된 지상탄도미사일방어체계(GBAD·Ground-Based Air Defense) 수출형 안티드론(Counter-UAS)체계를 전력화했다. M-ATV 장갑차량 또는 2대의 MRAR 차량에 탑재해 작전이 가능할 정도로 경량화되고 간략화된 운용체계가 특징이다.

한편 미 육군 역시 2018년 말부터 무선주파수(RF) 추적장치와 근접 탄두가 장착되고 전기모터가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비행하는 코요테 블록(Block)1B의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특히 코요테-KFRS 전투체계는 11㎞ 거리에서 9㎜ 권총탄 탄두를 식별할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갖춘 Ku 대역(12~14㎓) 무선주파수시스템(KuRFS) 레이다가 특징이다.

초기 작전능력은 2019년 6월 달성됐으며, 2020년 3월부터는 개선된 센서와 제트엔진의 장착으로 최대 15㎞ 거리의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코요테 블록2가 실전 배치되고 있다. 코요테 블록2는 블록1B보다 4배 이상 빠른 속도와 꼬리 주변에 설치된 4개의 제어핀으로 표적에서 빗나갈 경우 즉시 자세를 바꿔 재공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카타르에 200대의 코요테 블록2가 포함된 고정 진지용 FS-LIDS(Fixed Site-Low, Slow, Small UAV Integrated Defeat Systems)의 판매가 승인되기도 했다.

한편 미 해군 역시 2021년 2월부터 무인수상무기체계(USV) 및 무인수중무기체계(UUV)에서 운용 가능한 코요테 블록3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초의 실전은 2022년 4월,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인근에서 반정부세력의 드론을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레이시언사의 코요테 블록2 C-UAS는 고정 진지용 FS-LIDS와 차량 탑재 이동식 M-LIDS(Mobile-Low, Slow, Small Unmanned Aircraft Integrated Defeat System)로 나뉜다.



창의력이 필요한 드론대응기술

갑자기 코요테 C-UAS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기존 드론대응기술이 분명한 한계에 직면한 문제가 있다. 현재 후진국에서도 다종다양한 드론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용 혹은 취미용 드론과 군용 드론과의 성능 격차 역시 점점 좁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중국산 상용 혹은 취미용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큰 전과를 거두고 있다. 반대로 군사적 대응 측면에서 적군 혹은 테러단체가 보유한 고성능 소형 드론은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골칫거리며, 일부에선 비대칭무기로 격상해 평가할 정도다.

현재까지 널리 활용되는 드론대응기술은 통신 신호나 GPS 신호를 교란하거나 지오펜싱 등을 통해 드론을 비행금지구역 밖으로 내쫓는 소프트킬 방식과 개인화기, 유도무기 혹은 그물, 필요할 경우 공격헬기와 전투기 등을 동원해 드론을 포획하거나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초, 항공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러시아군 드론을 몸싸움으로 격추하는 기상천외한 드론 공중전이 벌어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양측 드론 모두 무장과 전투능력이 없는 중국제 DJI 매빅(MAVIC) 드론이었다는 것이다. 격추 역시 좀 더 공세적인 기동을 펼치던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러시아군의 드론을 동체로 누르며 4개의 회전날개 중 하나를 손상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코요테 C-UAS와 드론대응기술의 미래

우크라이나군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드론대응기술은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물론 드론으로 드론을 잡는 코요테 C-UAS는 이론상 새로울 것이 없는 드론대응기술이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기존 기술을 응용해 군집드론 요격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코요테 C-UAS라는 그릇에 최적화한 것뿐이다. 코요테 블록2가 전통적인 드론보다 정밀유도무기에 근접한 외형을 취하는 것도 이러한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현재 개발 중인 코요테 블록3가 블록1 같은 전통적인 드론 형태로 회귀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유도하는 다종다양한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위협이 등장할 때마다 적절한 대응법을 찾아 적시적소에 활용하거나 미래의 위협을 예측해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발상의 전환과 현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드론 잡는 드론으로 재탄생한 코요테 C-UAS는 드론대응기술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존재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