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장병들의 보호장비가 될‘이지스(AEGIS)’
지난 5월 4일 자이툰부대 주둔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 시내에서 대형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자이툰부대는 적대세력들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등 부대 방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날 폭발사고는 자이툰부대가 지난해 8월 현지에 주둔한 후 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부대는 방문자 통제소(VCC)로부터 부대 위병소에 이르는 구간 다섯 곳에서 차량 및 인원에 대해 엄격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최첨단 주ㆍ야간 장거리 감시장비들을 활용해 적대세력의 주요 접근로와 박격포 등의 발사지점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또 영내에는 적 침투 예상지점에 초소와 검문소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유사시에 대비해 5분 전투 대기부대와 후속증원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자이툰부대는 경계능력을 강화하고 전투시의 병력보호를 위해 작년 10월말 ‘이지스’(AEGIS)라는 지능형 경계전투 로봇 2대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 로봇은 탐지ㆍ감시카메라와 국산 K-2소총이 장착돼 있어 주야간에 경계병을 대신해 경계임무를 수행함은 물론 적 침투시 적을 사살할 수 있는 전투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지스 로봇을 설치한 이후 혹 인근 주민이나 장병들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여 사용을 자제해 왔으나 이번 사건발생으로 적극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 경계시스템 중기계획에 반영될 예정
지난달 8일 국방부는 경계작전 기강 확립과 철책절단 재발방지를 위한 GOP 경계력의 보강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경계 시설물과 장비를 보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센서와 감시장비나 로봇 등 첨단장비를 활용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2011년까지 전력화하기로 하고 중기계획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에 발생된 철책절단사건을 계기로 국방과학연구소(ADD), 육군본부, 1·3군사령부 관계자로 구성된 GOP 경계평가연구단을 운용해 경계취약점을 정밀진단하여 보완과제를 도출한 결과 경계작전시스템을 보완하고 작전기강을 확립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국방부는 내년 6월 30일까지 1년여 기간동안 단계적으로 고사초소 위치와 신축, 경계 등 보강 및 추가설치, GOP 추가철책교체, 휴대용 탐조 등 개선 및 확대보급을 실시할 예정이며 열상관측장비(TOD) 이중감시체제 보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또 철책경계를 위해 155마일 철책선에 늘어져 있는 GOP를 중심으로 중대와 대대 상황실이 연결된 통합시스템을 구축하여 영상과 경보신호를 실시간 공유하고 근거리 감시·경보와 기존 원거리 감시장비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근거리 감시·경보를 위해 경계 등은 물론 폐쇄회로 TV, 과학화 경보센서, 로봇 등을 통합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안에 육군본부, ADD, 합동참모본부, 작전사령부 등 관계관 통합토의 이후 전력화 소요를 결정해야만 하고 차후에 전력화될 대상 장비를 선택하기 위해서 지능형 경계로봇(근거리 영상·정보체제), 광섬유망 경보체제(FOM Guard), 장력감지 센서체제, 원격전장 감시체제, 마이크로웨이브 경보체제 등 기능별 적용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과정들을 남겨두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완료되면 GOP 경계의 질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장차 군인력 감소에 따른 효율적인 병력 운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본지는 군의 과학화 철책경계에 대한 관심을 갖고 특히 그 중에서 지능형 경계전투로봇 ‘이지스’를 연구개발한 도담시스템의 채덕상 상무를 만나 ‘이지스’의 개발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지난 4월초 국방부는 GOP 경계보강을 위한 지능형 경계로봇 도입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동안 귀사에서 연구해온 지능형 경계전투로봇 ‘이지스’는 언제부터 연구개발 되기 시작하였나?』
- 저희 도담시스템스는 2000년부터 지능형 경계로봇(이지스 로봇) 개념연구에 착수한 이래 2001년 7월부터 약 4년 동안 독자기술로 개발을 해 왔다. 개발 기간 중 4차에 걸쳐 기동형, 고정형 모델을 개발하였고 성능과 기능을 꾸준히 향상시켜 이제는 완벽한 수준의 지능형 경계전투 로봇을 선 보이게 되었다. 또한 「이지스 로봇」 파생형으로 원거리 감시장비인 「ARGOS」와 근거리 경계장비인 「WATCHER」, 무인 지상전투차량인 「ATHENA」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 지능형 경계장비 개발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아직 국내시험평가가 원활치 않은 영상센서 관련 장치가 장착되는 ‘이지스 로봇’을 독자연구개발 하면서 그 과정에서 겪었던 애로점이나 시험 평가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
- 기술적인 부분은 추적 기능과 야간영상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도담시스템스의 자체 노력과 기술력으로 해결하였다. 그러나, 시험평가는 장비 특성상 군의 지원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자체 개발하는 입장에서 군의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이지스 로봇」의 사격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소총의 대여 문제, 실제 사격시험을 위한 군 사격장 이용 협조 문제, 「이지스 로봇」의 작전운용에 관한 실질적인 협의 등 군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야 할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군에서는 현행 규정상 이를 지원해 줄 근거와 전담 부서가 모호하다는 입장을 보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향후 국내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한국군의 경계작전 환경을 고려해 볼 때 경계전력화를 위한 주요 체계들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미래의 전쟁양상은 단일 무기체계 중심의 전장운영에서 복합 무기체계 중심으로 구축되고, 전투개념도 「다차원 동시 통합전투」로 발전함에 따라 전장 감시체계, C4I체계, 정밀타격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계 작전환경은 첨단 무기체계보다는 전투병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정확성과 신뢰성에 바탕을 둔 경계·감시체계와 지휘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결국 사람의 역할을 첨단 장비가 수행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지스 로봇」은 이러한 전장 환경에서 작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체계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작전환경에서 볼 때 이지스 로봇 임무수행의 역할은 무엇인가?』
- 우리 군은 적 정보 수집을 위해 인공위성, 정찰기, UAV 등 정보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적과 대치하고 있는 전선 경계는 상당부분 병력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경계장비의 첨단화, 과학화가 시급한 것으로 보여진다. 자동으로 감시-탐지-추적-사격능력을 보유한 「이지스 로봇」은 평시에는 적과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와 해안지역에 배치되어 빈틈없는 감시임무를 수행하고, 전시에는 접적지역에서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전투효과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이지스 로봇이 그 동안 적용 운용되었던 전장이 있었는지? 』
- 「이지스 로봇」은 2004년 말부터 이라크 파병부대인 자이툰부대에서 2대를 운용하고 있다. 자이툰부대에 실전 배치된 「이지스 로봇」은 주·야 24시간 운용되고 있고, 이라크에 파병된 우리 군과 현지 교민들의 안전 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과 동남아 지역 국가에서 국경 경계 및 중요시설 경계 목적으로 이지스 로봇 배치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저희 회사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연구개발품인 이지스 로봇의 국산화율이 어느 정도이며 민군겸용 기술개발 측면에서 볼 때 어떤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있는가?』
- 「이지스 로봇」의 국산화율은 약 85% 선이다. 「이지스 로봇」은 일부 부품을 해외 직구매한 외 시스템 설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체계종합 등 대부분을 독자기술로 구현한 첨단 무기체계이다. 「이지스 로봇」은 전·평시 군사목적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국가 전략시설과 공항, 항만 등 기간시설의 경계장비로 활용되는 등 다양하게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지스 로봇」에 적용된 기술은 민간시설의 보안/경비시스템과 광학기술 분야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민간분야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로봇산업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성장동력 10대 과제 중 하나로 분류되어 있고 우리 산업 전반에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다. 「이지스 로봇」은 국방로봇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 로봇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1년까지 도입 완료하면 이지스 로봇이 병력중심의 경계전력을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가?』
- 무기체계가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장비를 운용하게 된다. 즉 장비와 사람의 복합운영이 불가피하며 100% 경계장비에만 의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지스 로봇」을 우리 군이 운용할 경우, 병력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의 경계시스템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군의 작전개념과 「이지스 로봇」 운용개념에 따라 경계 병력의 대체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휴전선과 해안 경계병력의 상당부분을 대체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군구조 개선 차원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되기를 기대한다.
『고정 경계임무 외 이동형 전술임무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지스 로봇의 시스템 구성품과 기능 및 운용 범위는?』
- 「이지스 로봇」은 다양한 전장환경에서 전술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동형과 GOP, 해안선 등 고정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고정형으로 개발하였다. 기동형은 전투병이 휴대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전투 상황에 따라 손쉽게 이동하여 설치, 운용할 수 있으며, 고정형은 철책 및 부대 외곽에 고정 설치하여 침투하는 적의 동향을 물샐 틈 없이 탐지-추적하고 만약 적이 500m 사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조준 사격으로 완전 제압할 수 있다. 「이지스 로봇」은 크게 감시셋(센서), 사격셋, 통제셋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간에는 2km까지, 칠흑같이 어두운 무월광 상태에서도 1.2km까지 탐지, 추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사격능력은 소총의 유효사거리 이내에서 95% 이상의 명중률을 자랑하고 있고 혹시 모를 안전을 위하여 자동 사격모드와 수동 사격모드를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무인 경계임무와 사격통제시스템을 동시에 갖고 있는 이지스 로봇이 다른 감시체계, 경보체계, 감지체계 장비들의 기능과 다른 점이 있다면?』
- 현재 운용 중이거나 개발된 대부분의 경계/감시장비들은 기술적인 우열은 있지만 대다수 탐지 기능 중심으로 개발되었고 일부 장비만 탐지, 추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지스 로봇」은 현존하는 경계장비 중 유일하게 무인 자동으로 감시-탐지-추적-사격 능력까지 갖춘 장비로 다른 경계장비들과 차별된다. 또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감시-탐지-추적-사격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자동화, 무인화 하였을 뿐 아니라, 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효과적으로 초동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지스 로봇과 지휘통제시스템과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 현재는 독립적인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C4I체계와 연동하여 종합적인 지휘통제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국군의 주요 요구 이전에 선 투자 연구개발을 결심한 귀사의 목적과 목표가 있다면?』
- 저희 회사에서 「이지스 로봇」을 선행 개발한 목적은 3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군 장비의 과학화/첨단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착수 하였다. 과거의 무기체계는 전략·전술을 수행하는 수단에 불과하였으나,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무기체계가 전략.전술을 선도하는 사례가 흔히 있다. 저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지능형 로봇 개발 기술력을 활용 시 신개념의 전략·전술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경계 장비의 과학화/첨단화/무인화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선 투자 연구개발을 추진하였다. 둘째, 인명의 존엄성에 가치를 두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이며 내 아들, 내 형제가 전쟁에서 희생되는 것보다 고통스러운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투병을 대신할 지능형 로봇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고 어떠한 전투상황에서도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전투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이지스 로봇」을 선행 연구개발 하기로 결정하였다. 현대전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Clean War)을 추구하고 있다. 이지스 로봇은 이러한 Clean War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셋째, 전방 GOP 지역의 경계능력 강화에 목적을 두었다. 현재 전방 GOP 지역에는 주·야간 우리 경계병들이 철통같이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어둠이 시작되면 경계병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끝없이 밀려오는 졸음과 칠흑같은 어둠 속의 시계 제한 등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계의 허점이 발생하게 되고 경계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지능형 경계로봇과 전투 병력을 복합 운영하는 것으로 「이지스 로봇」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하였다.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업체는 몇 배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방산업체 입장으로서 장차 연구개발품의 개발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받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 국방부와 군 당국에서는 국내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다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 몇 가지 말씀 드리면 첫째, 업체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선행 개발할 경우 정부(군)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본다. 업체가 군용장비 선행 개발 과정에서 군의 지원을 요청하더라도 일선 부대에서는 지원해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대 출입마저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용장비 개발 과정에서 군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부분. 예를 들면, 총기(K-2) 대여, 군사격장 이용 등의 지원 없이 성공적인 개발(시험평가)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둘째, 업체에서 선행 개발한 군용장비에 대한 정부의 활용(획득)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업체가 자체 자금을 선 투자하여 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면 연구개발 의욕이 감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듯이 미래 로봇산업은 「이지스 로봇」이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 정부가 연구개발품에 대한 적극적인 소요창출 노력을 기울일 때 국내 연구개발 환경은 날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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