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번개여단,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과 연합·제병협동 혹한기 훈련 현장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완벽하고 든든한 지원군
양국 장병 1200명·장비 158대 투입
실전적 훈련으로 연합작전 능력 높여
한미동맹 훈련·파트너십 활동 지속
부대 패치 교환하고 음식 나누기도
한미상호방위조약은 1953년 10월 1일 한국과 미국이 조인하고, 이듬해 11월 18일 발효됐다. 당시만 해도 6·25전쟁 직후라 폐허가 된 한반도와 우리나라를 지키려는 미국의 군사 원조에 가까웠다. 그로부터 7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제는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훈련하고, 한국군의 지휘 아래 미군 전력이 기동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는 새해에 진행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번개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의 연합·제병협동 혹한기 훈련 현장에서 공고한 ‘혈맹’을 확인했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한미, 적진 파고들어 가상의 적 무력화
매섭게 몰아친 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인 11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 적막한 산야의 아침을 강력한 포탄음이 깨웠다.
수기사 번개여단 전승대대의 K1A2 전차에서 발사한 포탄이 1.7㎞ 떨어진 표적에 정확하게 꽂혔다. 전차가 1차로 적을 제압하면 기동력을 갖춘 장갑차가 등장할 차례. K200 장갑차와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동시에 적진을 파고들면서 적의 대응을 무력화했다.
한곳에 모인 한미 전력은 적지종심을 겨냥했다. 안종렬(대위) 중대장의 지휘 아래 포문을 연 연합 공용화기 사격 훈련. K200 장갑차와 스트라이커 장갑차, K1A2 전차의 K6 기관총이 내는 날카로운 사격음이 귓전을 때렸다. 단차별 200발을 발사하자 매캐한 화약 냄새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훈련은 장병들이 전차·장갑차와 함께 기동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안 대위는 “미군 전력까지 통제하면서 실사격을 한 건 처음”이라며 “흔치 않은 경험이어서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련을 마친 한미 장병들은 서로 주먹을 맞부딪치며 수고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비록 말은 유창하게 통하지 않더라도 추운 날씨와 험준한 지형에서 함께 고생하면서 느낀 전우애로 하나가 됐다.
존 킹 중위는 “한국군의 전차 사격 능력과 장병들의 용맹함에 감명받았다”며 “부대 패치를 교환하고, 음식도 나눠 먹으며 교류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져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화생방대응팀, 위험 화학물질 탐지·처리
수기사와 스트라이커여단은 지난 9일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한미연합·제병협동 혹한기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13일까지 계속하는 훈련에는 양국 장병 약 1200명과 궤도 장비 158대가 투입됐다. 훈련 목표는 작전 수행 능력 강화와 전투준비태세 확립으로 설정했다.
승진과학화훈련장뿐만 아니라 파주시 무건리 대량살상무기대응(CWMD)훈련장에서도 여단 영웅대대와 스트라이커여단 1개 중대가 연합훈련을 벌였다.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K200·K277·K242 장갑차가 장병들을 싣고 적의 대량살상무기(WMD) 저장시설로 의심되는 장소를 발견하면서 훈련의 막이 올랐다. 장갑차에서 하차한 양국 장병들은 서로를 엄호하면서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내부 기동을 펼친 한미 장병들은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숨어 있던 적을 찾아 격멸했다.
이어 K216 화생방 정찰차를 타고 출동한 화생방대응팀은 전문 장비를 활용해 WMD와 위험 화학물질을 탐지·처리했다. 장병들은 실전적인 훈련으로 연합 CWMD 작전 능력과 전투 지휘 능력을 체득했다.
현장에서 훈련을 지휘한 이상협(중령) 영웅대대장은 “고강도 연합훈련으로 오늘, 지금 당장 전투가 일어나도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운 것은 물론 최상의 전투 능력과 태세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야외기동훈련·전투사격 등도 함께할 계획
현장에서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린 한미 장병들은 양국의 굳건한 군사동맹을 체감했다.
크리스토퍼 니콜라스 킴볼 대위는 “이번 훈련으로 전시에 대비한 연합작전 수행 여건을 마련하면서 수기사가 든든한 파트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완벽한 연합작전태세 확립과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훈련, 파트너십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단은 향후에도 야외기동훈련(FTX)과 지휘소훈련(WFX), 전투사격, 유격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미군 전력과 함께할 계획이다. 또 교류·협력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유대관계를 향상하고, 연합작전 수행능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선규(중령) 전승대대장은 “훈련, 작전, 문화 교류 등으로 한미는 ‘원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전시에 연합 전력이 능력을 발휘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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