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이 17일 오전 9시 동해 공해상에서 대북(對北) 미사일 방어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을 동해 상으로 발사한 지 나흘만이다. 한미일은 이날 훈련에서 ICBM 등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을 가정해 한미일 해상 전력이 탐지 추적해 정보공유하고 요격까지 하는 대응 훈련을 할 방침이다. 3국은 지난달 22일에도 일본 인근 동해 상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하며 북한 미사일 공격시 대응하는 절차를 익혔다. 한미일은 이달 3~4일에는 북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 대(對)잠수함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해군은 이날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17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상황을 상정해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을 생성해 탐지·추적·정보공유하며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훈련에는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 미국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Benfold),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Atago)이 참가했다.
김기영(대령) 율곡이이함장은 “최근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하여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해군의 탄도미사일 대응능력과 태세를 확고히 할 기회”라며 “실전적 훈련을 통해 작전대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미일은 최근 북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3국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도로 터널에 숨어 있다가 10여분 만에 기습 발사가 가능한 고체 연료 ICBM, 회피 기동으로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대남 타격용 전술핵탄두 미사일 등을 개발하면서, 기존 체계만으로는 방어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말 히로시마 원자폭탄 파괴력 15kt(킬로톤)의 70% 수준으로 평가되는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화산-31을 총에 총알 키우듯 8종의 미사일에 손쉽게 탑재할 수 있도록 크기와 모양을 표준화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방공망을 더욱 촘촘히 강화해야 한다는데 한미일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3년 만에 안보회의(DTT)를 개최하고 미사일 방어 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 정례화에 합의한 데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6일 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미·영·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 첩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맞먹는 3국 정보 협력체 ‘스리아이즈(Three Eyes)’를 출범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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