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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군사 소식

한미 정상, 한국전 참전비 첫 부부동반 참배… ‘추모의 벽’도 둘러봐

by 충실한 해병 2023. 4. 27.

윤석열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오전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은 30분가량 진행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오전 10시14분 백악관 잔디 광장인 사우스론에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기다렸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분 뒤 전용 차량 편으로 사우스론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악수를 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남색 정장 차림이었다. 김 여사는 흰색 재킷에 검은색 치마를, 바이든 여사는 핑크색 원피스를 입었다.

두 정상 부부는 도열한 한미 정부 요인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연단에 올랐다. 예포 21발이 발사되는 가운데 애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두 정상은 이어 연단에서 내려와 잔디광장에 도열한 미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백악관을 찾은 관광객들은 양국 국기를 흔들며 윤 대통령을 환영했다.

사열을 마친 두 정상은 다시 연단에 올라 독립전쟁 시절 군복 차림의 군악대 행진을 지켜봤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환영사에 이어 윤 대통령이 답사를 하고 백악관 발코니에서 잔디광장 쪽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한국전 기념공원 찾은 한미정상 부부 -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5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미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뜰을 거닐고 있다. 양 정상은 이날 6·25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양 정상 부부는 전날엔 백악관 관저와 한국전 참전 기념 공원에서 1시간 30분가량을 함께 보냈다. 양 정상 부부는 이날 저녁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 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을 함께 찾았다. 미 국립공원 ‘내셔널 몰’ 안에 있는 이 공원은 1995년 7월 27일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제막과 함께 조성됐다. 양국 대통령이 미국의 6·25 참전을 상징하는 이곳을 함께 찾은 것은 1995년 7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이후 처음이다.

양 정상 부부는 이 공원에 나란히 걸어서 들어갔다. 헌화대로 향하는 정상 부부를 19명의 병사 동상이 지켜봤다. 6·25 때 눈비를 막는 판초 차림으로 한국의 논밭을 가로질러 순찰하는 미군 장병 모습을 표현한 동상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헌화대에서 고개를 숙여 묵념하고 참전 용사들을 추모했다.

양 정상 부부는 공원 내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도 둘러봤다. 6·25에 참전한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한국인 카투사 전사자 7174명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은 작년 7월 설치됐다.

양국 대통령 부부를 수행한 알렌 페핀 워싱턴 관구사령관이 대통령 부부를 루터 스토리 상병 유족에게 안내했다. 스토리 상병은 6·25에 참전했다가 실종됐고, 최근에야 유해가 확인돼 유족에게 통보됐다. 윤 대통령은 “미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면서 “한국이 성장한 것은 이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정상 부부가 한미동맹 역사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해 의미가 깊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 공원 방문에 앞서 백악관 관저로 윤 대통령 부부를 초대했다. 관저 입구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관저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감상했다. 방명록에는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김 여사가 질 바이든 여사를 “박사”라고 부르자, 바이든 여사는 “편하게 불러달라”면서 영부인으로서 어려운 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는 말을 전하면서 “직업을 유지하면서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가슴에 담아둔 이 원칙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