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우수한 전투능력 세계에 입증 | |
1965년 5월 18일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와 6월 14일 베트남 정부의 전투부대 파병 요청에 의거, 대한민국 정부는 1개 전투사단의 월남 파병을 결정하고 8월에 국회 동의를 거쳐 수도사단(26연대 제외)과 해병여단을 그해 10월 뀌년(Qui Nyon)과 깜란(Cam Ranh) 일대에 각각 전개했다. 도착 후부터 그해 말까지 국군부대들은 주로 주둔지 근처에서 적을 제거하는 중대 또는 대대급 전투를 실시하며 주둔지의 안정적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1966년에 들어서면서 국군의 작전 방침에 변화가 있었다. 당시 주월 한국군사령관 겸 수도사단장인 채명신 중장은 주둔지 확보를 위한 지금까지의 수세적 작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공세작전으로 전환해야 하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것은 비정규전이 대부분인 베트남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베트콩 게릴라들과 주민들을 분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결과였다. 그리하여 채명신 사령관은 미군의 ‘수색 - 격멸’(Search & Destroy) 개념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분리 - 차단 - 격멸’(Separation, Interception, and Destroy)의 작전 개념을 적용코자 했다. 이러한 작전 개념으로 공산 게릴라들을 주민들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실시된 작전이 바로 ‘맹호 5호’ 작전이었다. ‘맹호 5호’ 작전은 주월 한국군이 실시한 최초의 사단급 작전이었다.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작전은 사단의 전술 책임구역 북쪽의 고보이(Go Boi) 평야를 확보해 이곳에 은거하고 있던 적을 섬멸하고, 동시에 고보이 평야 북쪽의 푸캇(Phu Cat) 산악지대에 위치한 강력한 게릴라 근거지로부터 평야지대의 주민들을 분리, 보호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 지역의 적은 대대 규모로 판단됐으며, 사단은 제1연대에서 2대대와 3대대, 기갑연대에서 3대대, 그리고 사단 수색중대를 작전에 투입했다. 가장 치열한 전투는 첫날 틴빈(Tinh Binh)에서 전개됐다. 이곳에 집결한 적은 훈련이 잘된 2개 중대 규모였다. 제1연대 2대대장 이필조 중령은 6·7중대와 3대대의 10중대를 차단부대로 운용하고, 5중대로 하여금 정면 공격을 실시해 약 3시간의 격전 끝에 적을 완전히 소탕했다. 그 결과 베트콩 75명을 사살하고 30명을 포로로 잡았으며 베트콩 용의자 99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아군의 피해도 컸다. 장교 3명을 포함해 9명이 전사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 틴빈 전투의 결과로 고보이 평야지대 내에서 적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갑연대의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북쪽에서 작전 중이던 기갑연대는 첫날 별다른 교전이 없었으나 둘째 날인 24일 오전 미투안 계곡을 중심으로 수색작전을 실시하던 11중대가 적의 포위망에 갇히면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3소대가 미투안 부락 부근에 돈좌되는 상황에서 적의 격렬한 사격을 받게 되면서 전멸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11중대장은 야간이 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판단, 주간 철수를 결심하고 1·2소대의 지원사격 아래 3소대를 철수시키고자 했으나 하천이 가로막고 있어 이마저 순조롭지 못했다. 결국 포병의 연막차장 지원으로 17시쯤 간신히 전 중대원이 사지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사당한 전우의 유해를 남겨 놓고 왔기 때문에 이를 회수하고자 다음 날 주간 공격이 아닌 그날 야간에 11중대를 재차 투입했다. 그리하여 적의 공격 아래에서도 4구의 전우 유해를 무사히 회수할 수 있었다. ‘맹호 5호’ 작전은 이후 산발적인 저항을 제거하면서 26일에 종료됐다. 4일간의 작전으로 수도사단은 30명이 전사하고 60명이 부상당하는 피해를 입으면서, 베트콩 300여 명을 사살하고 베트콩 287명과 용의자 400여 명을 생포했을 뿐만 아니라 고보이 평야를 완전히 장악하는 성과를 거뒀다.파병 초기의 대규모 작전인 ‘맹호 5호’ 작전은 독자적인 작전지휘권을 행사하던 주월 한국군이 커다란 성과를 거둠으로써 국군의 전투 능력을 세계에 보여 준 작전이었다. 사진설명:베트남의 정글에서 작전 중인 육군맹호부대 장병들.서경석 예비역 육군중장 제공 <박일송 육군사관학교 전사학 교수·중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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