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음 울리자 순간 ‘전투위치로’..긴장 팽팽
“총원 전투배치, 총원 전투배치.”
북한의 도발 우려로 서해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15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초계작전 중이던 최신예 유도탄고속함(PKG) 윤영하함에 비상이 걸렸다.
비상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자 함장인 안지영(39.해사47기) 소령을 비롯한 40여명의 승조원은 방탄 전투헬멧과 유사시 부풀어 오르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재빠른 발걸음으로 각자 부여된 작전 위치로 향했다.
화학전에 대비한 방독면을 허리에 두르는 한편 바다에 빠졌을 경우 강력한 불빛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신호기인 ‘단전지’도 가슴에 단단히 부착했다.
윤영하함의 심장부로 작전을 총괄하는 6평 남짓한 함교에는 함장과 작전관, 조타장, 전탐사 등 9명이 배치됐고 전투상황실과 기관조종실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함정 앞뒤에 각각 배치된 76㎜ 함포 1문과 40㎜ 함포 2문에도 포 요원들이 탑승해 함장의 사격개시 명령을 기다리며 전후좌우를 주시했다.
시속 25노트(45㎞)로 전진하던 배가 순간 출력을 올리면서 속도계가 최대치인 42.7노트(약77㎞)를 가리키자 함정이 출렁이며 갑판 위로 바닷물이 쏟아졌다.
함교에 배치된 장병들은 영상표시장치와 기관추진제어장치, 함 안전기제어장치 등 첨단장비를 실시간 점검하면서 적함으로 의심되는 신원불명 선박의 위치를 추적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갖췄다.
함께 초계 중이던 고속정 3대로 구성된 233편대도 즉각 공조작전에 돌입했다.
이날은 해무로 시계가 500m가 채 되지 않았지만 의심선박을 추적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거리와 방위각은 물론 높이까지 표시되는 3차원 레이더와 함정, 항공기, 잠수함 등을 탐지하고 가장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최첨단 국내개발 전투체계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함교의 영상표시장치에는 주변의 선박들이 모두 점으로 표시됐고 해당 점을 클릭하자 해당 함정의 속도와 방향, 윤영하함과의 거리가 즉각 표시됐다.
이날 함정 비상태세는 북한군 함정 도발에 대비한 가상훈련이었다.
해군은 이달 초 첫 실전배치된 윤영하함을 제1차 연평해전 10주년인 이날 언론에 공개하면서 서해 NLL 남방 110㎞ 지점인 풍도 인근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윤영하함에는 사거리 150㎞의 대함유도탄 ‘해성’ 4기가 탑재되어 있어 북한 함정이 도발할 경우 비교적 후방인 이 지역에서도 즉각 타격이 가능하다.
북한이 NLL 이북 등산곶 앞바다 등지에서 우리 함정이나 해군기지를 향해 공격을 가해올 경우에도 단숨에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다.
이 때문에 윤영하함은 NLL 근접 작전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해군 관계자는 “근접 작전시 북한 함정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있기도 하지만 최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어 굳이 적함에 가까이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길이 63m, 폭 9m의 440t급 윤영하함 선체는 겹겹이 방화격벽이 설치되어 있고, 특히 스텔스 기법을 적용해 적의 레이더 탐지를 최대한 회피할 수 있다.
지휘 및 기관 통제시스템 기능을 분산해 함정의 생존성을 획기적으로 보강했고 어망의 영향을 적게 받고 저수심에서도 신속 기동이 가능하도록 기존의 스크류를 없애고 물 분사방식인 워터제트 추진 방식을 도입했다.
1차 연평해전 당시 북한군을 괴멸시켰던 참수리 325호의 정장이었던 윤영하함장 안지영 소령은 “10년전 전우들이 목숨바쳐 사수한 NLL을 윤영하함이 지킨다는 각오로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2년 제2차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윤영하함은 작년 12월 취역해 5개월여의 실전배치 훈련 등 전력화 과정을 거쳐 지난 2일 첫 작전에 투입돼 해군 구축함(DDH), 호위함(FF) 등과 함께 서해 NLL을 사수하고 있다.
PKG는 윤영하함을 포함해 모두 24척이 건조될 예정으로, 해군은 1번함에 이어 2~6번함의 함정명에도 제2연평해전에서 순직한 고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와 박동혁 병장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으자. 올해 연말까지 진수되는 2~5번함은 내년에 해군에 인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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