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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논문 자료

미국 Clinton 정부의 국방행정 개혁과정과 성과 분석

by 충실한 해병 2022. 12. 20.

미국 Clinton 정부의 국방행정 개혁과정과 성과 분석

 

 

                                정 길 호 (한국국방연구원)

 

 

Ⅰ. 서  론

 

국방조직개혁 혹은 국방행정개혁은 國防運營革新과 軍事革新의 두 종류로 크게 구분한다.1) 국방운영혁신(Revolution in Business Affairs : RBA)은 국방조직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보다 발전한 민간의 경영기법을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관리기술을 증진하며 인력을 전문화하는 등 국방경영의 합리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es : RMA)은 군사력 형성 및 활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개혁으로써, 첨단 민간기술을 활용하여 미래전에 대비하여 작전운영개념과 지휘체계 그리고 무기체계를 획기적으로 변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21세기에 강군 육성을 위해서 국방조직 개혁 즉, 국방운영혁신(RBA)과 군사혁신(RMA)2)을 부단히 추진하고 있다. 국방운영혁신과 군사혁신은 동시에 추진될 수도 있지만 국방운영혁신의 기본 틀이 완성된 후 군사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국방운영혁신의 틀 속에서 군사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개혁의 성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양자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는 국방조직의 개혁은 부분만의 개혁이 되거나, 전혀 개혁의 성과를 거둘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즉, 국방운영혁신과 군사혁신은 ‘바늘과 실’과 같이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모든 조직이 그렇듯이 국방조직도 국방관리․군사교리 및 작전개념 등을 부단히 개혁하고 있다. 그러므로 본론에서는 우리나라와 안보 동맹국이면서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과 국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국방조직 개혁과정을 분석하여 他山之石으로 삼고자한다. Clinton 대통령은 Al Gore 부통령을 책임자로 임명하여 ‘국가성과평가위원회(National Performance Review : NPR)를 발족하여 행정부 개혁을 줄기차게 추진하였는데, 미국의 국방부도 국방성과평가(Defense Performance Review : DPR)와 군사력재편(Bottom-Up Review : BUR)를 작성하여 국방조직의 개혁을 추진하여 왔다. 미국의 국방조직 개혁과정을 분석함에 있어서, 특히 그 중에도 군사혁신보다는 국방운영혁신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군사혁신은 작전․전략․무기체계 등 순수 군사력 형성에 중점을 둔 까닭에 일반 관리적 차원의 분석과 교훈을 도출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Ⅱ. 미국 정부조직의 재창조

 

1. 정부조직의 재창조 배경

 

가.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설치

 

미국 행정부가 당면한 문제점을 뚜렷하게 인식한 Clinton 대통령은 1993년 3월 3일 Al Gore 부통령을 책임자로 하는 국가성과평가위원회(NPR)를 설치하여, 정부를 개혁하기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개발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도록 조치하였다. 미국 정부의 탄생지인 필라델피아의 독립광장에서 개최한 ‘정부재창조 정상회의(Reinventing Government Summit)'는 특기할 만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다(오석홍, 1999 : 230). 이 회의는 일반 시민, 공무원, 사회지도자, 기업가, 학자, 정보기술 전문가 등 각계 각층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십분 반영하였다. 한편 해당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해결책도 용이하게 발견할 수 있는 정부의 현직 실무자들을 주축으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정부의 각 부처별로 실천 팀을 구성하고, 모의 실험을 통하여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용화하는 방안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국가성과평가위원회는 11개의 ‘체계창조 팀(system reinvention)’과 22개의 부처․기관별 ‘재설계 팀(redesign)'을 편성하였고, 그 팀들은 6개월 간의 집중적인 작업 끝에 1993년 9월 7일 최종 보고서를 완성하였다.

위원회의 보고서인 “일은 잘하고 비용은 덜 드는 정부의 창출(Creating a Government That Works Better & Costs Less)”은 최근 미국 연방정부가 인식한 행정적 폐단과 개혁의 성격을 포괄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3) 국가성과평가위원회(NPR)가 6개월이란 단기간 내에 ‘대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David 0sborne과 Ted Gaebler의 공동 역작인 『정부 재창조 : 기업가 정신이 정부를 변화시킨다(Reinventing Government : How the Entrepreneurial Spirit is Transforming the Public Sector)』의 공헌이 있었기 때문이다.4) 이 책자는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구성원들이 개념을 정립하고 아이디어를 발견함에 있어서 선행적 原典 역할을 하였다, 특히 위원장인 Al Gore 부통령은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인 David 0sborne을 자문위원으로 활용하였다.

나. 정부 재창조 추진배경

 

미국의 국가성과평가위원회(NPR)는 이제 정부를 재창조하는 일은 더 이상 뒤로 늦출 수 없는 당면 최대 과업임을 강조하였는데, 그 주요 배경과 이유는 다음과 같다(Al Gore, 1993 : 1-2). 우선 미국은 4조 6천억불에 달하는 재정적자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국민 1인이 갚아야 할 빚이 약 2만불이 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약 400억불로 추산되는 불필요한 재고 물자를 死藏시키고 있고, 국세청은 수없이 많은 미징수 세금 청구서를 관리하는데 일손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부는 과거에 매년 약 250억불을 복지비로 사용하였고, 매년 270억불을 구호 급식비로 지출하였으며, 매년 130억불을 공공주택을 건설하는데 투입하였다. 그런데도 국민의 대부분은 해가 더해 갈수록 빈곤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간 120억불을 마약 예방을 위하여 사용하였으나, 마약퇴치가 실현되고 있다는 어떤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서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과거 1930년대에는 76%로 매우 높았는데, 1990년대에는 30%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Brookings 연구소는 그 원인이 재정적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과결손’(performance deficit)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늘날 미국 위기의 근원은 정부가 하여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데에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NPR)는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는 이유를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국방정책과 관련된 몇 가지 사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권태영․정춘일, 1998 : 281). ① 군이 자체의 규격에 의해 조달한 재떨이의 비용이 무려 600불이나 된다. ② 단순한 파일박스를 인근 상점에서 구입하면 18불만 지급하면 되는데, 정부의 구매 절차를 밟으면 100불이나 지출하여야 한다. ③ 해군이 개인용 컴퓨터를 조달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인근 전자상가에서 구입하면 동질 제품의 2배 용량이 되는 것을 2,200불이면 확보할 수 있는데, 연방정부의 구매 절차를 밟으면 4,500불을 지불해야 하고, 획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3~4배나 더 걸리며, 그것도 기술적으로 이미 진부한 제품을 획득하게 된다. ④ 연방정부의 900여 개 조달관계 법과 6,000여 쪽에 달하는 획득관계 규정에 따라 1건의 구매 요구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평균 23개의 서명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번잡한 서명 절차로 인하여 워싱턴에 약 5만 명의 조달관계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⑤ 농무부의 직원은 1932년에는 농민 1,000가구 당 1명 꼴이었던 것이 지금은 16가구 당 1명으로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민 중 그 누구도 그 때보다 60배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제 미국 정부 스스로가 공공업무 수행의 ‘성과결손’과 그에 따른 국민적 불신을 반드시 해소하여야 할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의 수반이자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행정부를 운영․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정적자가 계속 늘고, 업무성과가 극히 저조하며,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하지는 못할지언정 오히려 불편과 부담만을 가중시킨다면, 정부의 존재 필요성과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2. 근본적인 문제 : 관료제

 

Peter F. Drucker는 자신의 저서 『불연속성의 시대』에서 관료주의 정부의 종국적인 운명은 파산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 역시 미국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root problem)는 관료제에 있다고 진단하였다. 빛처럼 빠른 정보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됨에 따라 고객의 주문과 수요를 즉각적으로 처리해 주어야 한다. 또한 경쟁의 범위가 全地球的 차원으로 확산되어 공․사조직을 막론하고 수직적으로 경직화된 관료체제로서는 더 이상 업무 능률을 제고시킬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경직된 정부 관료체제로는 국민의 대정부 불신을 해소시킬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처럼 문제시되는 ‘관료적 정부(bureaucratic government)'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국가성과평가 보고서는 관료적 정부의 일반적 특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Al Gore, 1993 : 3-4).

① 정부업무의 독점성(monopoly)으로 인해 업무성과와 관계없이 평생 고용을 보장하고 있고, 업무수행을 잘 해서 좋은 성과를 이루었을 때 보상과 반대급부가 미흡하다. 반대로 업무를 잘못 처리하여 ‘실패’할 경우에 ‘벌’도 미약하다.

② 업무의 독점성 때문에 고객, 즉 시민을 어떻게 만족시켜 줄 것인가에 대하여 관심을 갖기보다는 해당 부서의 예산 통과를 위해 의회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더욱 열중한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매우 빈약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아주 비싼 세금을 지불하는 형국이다.

③ 정치가 정부의 비생산적 관료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성과(performance)'가 빈약한 것에 대하여 별로 문제시하지 않고, '비리와 비행(scandal)'에 대해서는 요란하게 성토한다. 비리와 비행은 신문의 1면에 톱기사로 보도되지만 정부의 일상적인 잘못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 따라서 비리와 비행을 방지 내지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업무를 조정․통제하는 규정은 전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고 있다.

④ 비리와 비행이 최고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각종 제도와 규정들은 지극히 ‘사소한 잘못(tinist misstep)'까지도 방지 내지 예방하기 위하여 강화되어 왔다. 감사관은 실무 종사자들이 규정에 입각하여 업무를 수행했는지를 따져 비록 좋은 성과와 업적을 달성하였더라도 규정에 위반될 경우에는 처벌한다. 그 결과 실무 종사자들은 규정화된 ‘기계적인 일’ 이외에 어떠한 창의적 업무도 수행하지 않는다.

⑤ 오늘날 미국의 관료적 정부는 지나치게 규정화된 통제의 틀 속에서 공금(public money)을 착복할 수는 없게 되어 있지만, 공금의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자원을 투입하여 생산한 ‘결과물(results)'에는 관심이 없고, 결과를 생산하는 '과정(process)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가의 여부에만 신경을 쓰게 되어 '비효율적(inefficient)'이고 '비인간적(impersonnel)'인 것이 관료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이 되어 있다.

 

3. 정부 재창조의 기본 개념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행동목표와 기대효과는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관료적 규제를 줄이며 납세자에 대한 봉사를 개선한다. 그리고 작지만 생산적인 정부를 만드는 것인데, 결국 일은 더 잘하고 비용은 덜 드는 정부를 추구하고 실현하려는 것이다. 정부 재창조를 위하여 기업의 경영 성공 사례와 정부 기관 중 경영 성과를 높인 사례들을 분석하였으며, 이들 성공 사례의 가장 공통적인 점, 즉 기업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것(Creating Entrepreneurial Organization)이 해결 방책이라고 결론짓고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정립하였다(Al Gore, 1993 : 14-120).

① 繁文縟禮의 배제(Cutting Red Tape)

繁文縟禮(red tape)로 연결되는 규칙․절차 등은 좋은 의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겠지만 그것이 너무 양산되어 공무원들의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좌절시키고 엄청난 자원낭비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적폐를 시정하려면 공무원들이 절차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는 체제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체제로 전환시킨다. 공무원이 규정에 충실히 따르는 것만이 모든 책임을 다하는 것처럼 여기는 규정관리 위주의 업무수행 체제를 지양하고,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체제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창의력을 질식시키는 번거롭고 시대에 뒤떨어진 불필요한 규정에 대해 일대 수술을 가한다.

② 고객만족 위주의 행정(Putting Customers First)

정부에 '시장적 역동성'을 주입하여 고객을 최우선의 지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부문과 경쟁하도록 하며, 경쟁의 도입이 안되는 독점사업도 가능한 한 기업적 운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 민간위탁을 촉진하고 이러한 전략들을 추진함으로써 대응적․창의적이며 기업가적인 정부를 창출한다.

기업이 시장경쟁 원리에 입각하여 고객 최우선 개념에서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사후 서비스를 철저히 제공하는 것처럼, 정부조직도 시민이 흡족하도록 공공서비스를 개발한다. 시민이 소유하고 있지 않은 기업은 고객 우선으로 서비스 경쟁을 하고 있음에 반해, 시민이 주인인 정부가 고객을 위한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③ 힘의 부여(Empowering Employees to Get Results)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행정문화를 창출함으로써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촉진하여야 한다. 공무원들은 업무수행의 높은 질적 수준을 달성하는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한 책임을 다 할 수 있게 하려면 일에 관한 권한을 더 많이 위임해 주고, 일할 수단과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효과적인 기업형 정부는 중앙집권적 통제체제가 아니라 분권화 책임제를 채택하여야 한다. 일선 실무자가 스스로 결심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재량권을 대폭 부여하되, 권한에 상응한 책임도 같이 부과한다. 즉, 성과 측정이 가능한 목표를 부여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며, 우수한 실적에 대해서는 반드시 포상을 하도록 필요한 대책을 마련한다.

④ 적게 쓰고 많이 산출하는 정부의 구현(Cutting Back to Basics)

낡은 방식에 안주하고, 변화에 저항하며 낡은 사업을 온존시키는 연방정부의 노쇠현상을 타파해야 한다. 불필요한 사업을 철폐하고 수입증대․비용절감․생산성 향상 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즉 적게 쓰고 많이 산출하는 정부를 구현(cutting back to basics : producing better government for less)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미국 시민의 전통적인 이상은 '작지만 업무 성과가 대단히 좋은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낡은 것을 버리고 중복을 제거하여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운영체제를 과감하게 혁신시키고 새로운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4. 정부 개혁방향과 절감 목표

 

국가성과평가위원회(NPR)는 최종적으로 380여건의 개선 대안을 마련하고, 향후 5년간(1995~1999)의 절감목표를 다음과 같이 계수적으로 제시하였다(총무처 직무분석기획단, 1997 : 503-540 ; 이계식․문형표, 1995 : 219-229 ; 권태영․정춘일, 1998 : 285-286).

① 국가성과평가위원회가 제안한 개혁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면, 향후 5년 내에 1,080억불을 절감할 수 있다. 이중 364억불은 이미 정부의 각 부처에서 세부적인 검토 끝에 절감시킬 수 있다고 약속한 것이다.

② 업무체계의 과감한 Reengineering을 통해 연방정부의 인력을 5년 내에 12% 삭감시킨다. 이는 1996년 이후 최초의 연방 공무원의 숫자를 200만 이하로 축소시키는 것으로, 252,000명의 직위가 폐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없어지는 직위의 대부분은 지나치게 미세한 부분까지 통제하는 중간 관리층, 즉 감독관과 본부 참모직이 될 것이다.

③ 구매과정 및 절차의 개선으로 정부 총 구매액의 5%, 즉 5년간 약 230억불을 절감시킨다. 지금까지의 제도는 물자구매를 담당하는 관료조직을 위해 비용을 지출하고, 기업이 정한 가격을 가지고 관료조직과 흥정함으로써 사실상 기업을 위한 비용 지출이 많았다.

④ 정보 하부구조(information infrastructure)를 통합․현대화하여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향후 5년간 54억불을 절감시킨다.

⑤ 정부 각 부처간의 행정업무를 대폭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제거함으로써 향후 5년간 33억불을 절감시킨다.

< 표Ⅰ > 클린턴 행정부의 비용절감 목표

 

개      혁      중      점 ‘95~’99년
 절감목표(억불)
  ① 정부 각 부처 자체의 업무 개선 절감 364
  ② 리엔지니어링에 의한 관료체제 재정비 404
  ③ 구매과정 및 절차개선(정부구매의 5% 절감) 225
  ④ 정보기술을 이용한 업무과정의 리엔지니어링 54
  ⑤ 정부부처간 행정업무의 단순․통합화 33
총                           계 1,080

      자료 : 권태영․정춘일, 선진국방의 지평, 을지서적, 1998, p. 286.

 

국가성과평가 보고서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비용 절감 목표를 성취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 차원에서 꾸준히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안된 개혁 정책의 어떤 것은 즉시 착수하여 개선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 변화의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큰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개혁에 6~8년이 소요된다.

 

 

 

Ⅲ. 미국 국방행정의 개혁

 

1. 국방행정 개혁을 위한 교훈 도출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정부 재창조 개혁안에서 국방조직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주요 교훈과 시사점을 도출하여 다음과 같이 요약․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정부 개혁의 기본 개념과 철학이 원칙 및 실용성에 입각하여 정립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 날 정부의 운영체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수 차례에 걸쳐 연구를 수행하여 왔지만, 금번처럼 기본구도(paradigm)의 변화를 추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정부 재창조 개혁안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추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① 정부의 본래 임무와 기능을 복원하기 위하여 정부 조직에 기업경영 방식을 과감하게 도입하고자 노력하였다. 즉 시장경쟁원리와 고객 서비스 정신을 정부운영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시민이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정부를 만들 것을 강조하였다.

② 정보화 사회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정보기술의 利點을 행정 개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③ 인간 중시 사상을 십분 반영하였다. 즉 사람은 자신을 믿고 책임을 부여해주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는 철학에 중점을 두고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고 경영을 분권화 하고자 하였다.

④ 성과기준의 설정을 개혁의 핵심적 방법으로 채택하였다. 이로써 현대 경영학의 양대 지주인 ‘목표관리(MBO : Management By Objective)’와 ‘예외관리(MBE : Magement By Exception)'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⑤ 실질적인 보상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였다. 이로써 인간의 본성적 욕구를 인정하여 성과를 제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경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개혁을 추진하는 주체가 국가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부통령이었고, 그 추진 주체의 용기와 결단성이 결연하였다는 점이다. 그 예로서 다음과 같은 각종 조치들을 들 수 있다.

① 대통령과 부통령이 진두 지휘하는 가운데 행정부의 모든 부처의 기관장이 직접 참여하여 필요한 조치사항을 적시적으로 결정하고 실천하였다. 개혁 실천의 출범식을 언론과 시민이 보는 가운데, 대통령 주재 아래 백악관 앞뜰에서 가졌다. 이는 정부를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이자 추진 주체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었던 것이다.

② Clinton 대통령은 말로만의 선언이 아니라 적극적인 실천을 위하여 정부 각 부처․기관에 ‘정부재창조담당(차관보급)’을 임명하고, 각종의 개혁 팀과 실험실을 운영하였다.

③ 개혁의 추진 상황을 범정부적으로 점검․조정하기 위하여 ‘대통령경영위원회(President Management Committee : PMC)’를 설치하는 등 '아래로부터 위로(bottom-up)'의 접근과 '위로부터 아래로(top-down)'의 접근을 조화․결합시킨 강력한 추진 체제를 구축하였다.

④ 의회도 정부 재창조를 위한 개혁 추진을 입법화 노력으로 지원하였고, 언론도 정부의 개혁 노력을 격려하였다. 뿐만 아니라, 학자와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되는 속에서도 정부 재창조 개혁을 위한 새로운 이론을 제공하였고 실천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셋째, 군의 경영 사례를 정부 재창조 개혁 방안의 발전에 많이 활용하였다는 점이다. 군은 연방정부의 다른 어떤 부처․기관보다도 사고가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폭력의 관리를 전담하는 업무 성격상 독점성이 강하고, 일사불란한 계급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국가성과평가위원회는 군의 경영체계로부터 잘못된 사례 못지 않게 훌륭한 사례를 많이 추출하여 정부 재창조의 기본 원칙과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유용하게 활용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경영혁신 사례를 활용하게 된 저변에는 대표적 보수집단인 군도 훌륭한 경영성과를 성취할 수 있는데, 하물며 다른 부처․기관이 군보다 못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는 질책성 독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국가성과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군의 귀감적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Bob Stone씨의 ‘시설관리 혁신 모델(Installation Model)', ② 전술공군의 ’성과 측정 및 경쟁 제도‘, ③ 국방부의 ’2개년도 예산(biennial budget)'과 ‘통합예산(unified budget)', ④ '군사력 재편(Bottom-Up Review)  ⑤ '군 규격’ 폐지, ⑥ 상용제품 적극활용, ⑦ 겸용기술(dual-use technology) 이용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2. 국방행정의 개혁방향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정부혁신 방안은 정부 재창조의 틀 속에서 작성되는데, 국방부문은 국방부가 마련한 ‘국방성과평가(Defence Performance Review : DPR)’와1) '군사력재편(Bottom-Up Review : BUR)’2)의 두 종류가 있다. 정부 재창조의 기본개념과 혁신방향에 따라 작성한 두 권의 국방개혁 보고서 가운데 한국군이 참고하여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 국방개혁 정책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국방기획지침의 강화 : 미국의 국방에 있어서 繁文縟禮가 발생하는 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국방 최고기관의 정책 수립자들이 사소한 범실까지도 모두 방지하기 위하여 집행 차원의 미세한 부분에 대해서까지 절차를 규정화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이런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와 각 군 본부 등 고급기관이 정책지침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집행적인 업무는 하위조직에 과감히 이양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국방본부는 최근 조직을 개편하여 장․차관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系線을 과거 20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시키는3) 한편, 국방기획지침 수립시 대통령의 조기 참여를 가일층 강조하였다.

② 성과기준의 설정 : 미국의 전술공군사령관 Mike Loh 대장은 5년 내에 2배의 경영성과를 올렸는데, 그 배경은 전술공군사령부 예하의 모든 부대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품질 성능기준’을 설정하고, 그 성과기준을 성취하기 위하여 부대간 상호 경쟁을 시켜, 기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면 모두가 승리자가 되어 포상을 받도록 한 데 있었다. 국방운영의 불필요한 관료화를 방지하고 繁文縟禮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성과기준을 상호 합의 하에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③ 권한의 위임 : 국방부와 각군 본부는 ‘노를 직접 젓는 일보다 키를 조정하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권한을 하급자 또는 하급 제대에 과감히 위임하고, 결과에 대하여 확실하게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하급 제대가 위임받은 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인사․지휘관리와 관련된 권한을 확실하게 부여한다. 그리고 간부가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정보기술 이용 등에 관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킨다.

④ 예산 운영의 융통성 부여 :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 첫째, 하급 단위부대․기관장이 여러 비목의 예산을 하나의 예산 승인 범위 내에서 통합하여 3년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3년 통합예산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둘째, 정책 실무진이 예산의 편성․심의․의회 통과에 이르는 과정 및 절차에 매달려 시간을 대부분 소진하고, 그 결과 사업의 내실성 여부를 분석할 수 없는 폐단을 가져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2개년도 예산제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셋째, 예산 절감을 장려하기 위해 회계년도 기간 중 절감한 예산의 50%는 국고로 환수하고 나머지 50%는 해당 부서․기관이 차기 연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⑤ 재무회계의 개혁4) : 미국의 국방조직은 종전까지 약 250개의 재무회계 체계가 상호 연계․소통되지 않은 결과, 복잡한 무기 체계 획득시 소요 대금을 지불하는데 12개 기관 사이에 100개의 서류 조치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소비되는 실정이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회계제도 개혁을 단행하였다. 첫째, ‘국방수석 재무관리 조정위원회’(Senior Financial Management Oversight Council)를 설치하여 기업식 재무회계 방법을 도입하기 위한 Reengineering의 틀을 마련하였다. 둘째, ‘국방 재무회계 서비스’(Defense Finance & Accounting Service)를 설치하여 국방부내 모든 재무회계 업무를 표준화시키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셋째, ‘국방사업 운영기금’(Defense Business Operations Fund) 제도를 도입, 기존 9개 기금을 통합하여 하나의 회전기금(revolving fund)으로 만들어 부대․기관장이 실질 비용을 알고 경영 결심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⑥ 체계 획득의 개혁 : 미국의 국방조직은 종전까지만 해도 체계 획득관리와 관련하여 수많은 법규가 거미줄처럼 엉클어져 있었기 때문에 업무의 過負荷 초래, 장시간 지연, 귀중한 창의성 마비, 효율성 저하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바로 이런 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개혁 조치를 취하였다. 첫째, 획득 절차 및 체계를 Reengineering하여 대폭 단순․명료화하였다. 둘째, 商事 慣例를 이용하여 시장 경쟁성을 촉진시켰다. 셋째, 군 규격 및 표준을 폐지하고 대신 성능 규격을 도입하였다. 넷째, 보고 소요를 대폭 축소시켰다. 다섯째, 다수 비전문가에 의한 회의식 의사결정을 지양하고 소수 전문가에 의한 책임성 의사결정체제를 발전시켰다. 여섯째, 지금까지 적용해 오던 비용(cost)에 기초한 계약방식을 가격(price)에 기초한 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일곱째, 방산 기술과 상용 기술간의 상호 이전을 돕고 겸용기술(dual-use technology)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여덟째, 각 군간의 소요를 조정하기 위해 ’합동소요감독위원회‘(Joint Requirement Oversight Council)와 ’합동탄약위원회‘(Joint Munition Committee)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⑦ 군수운영체제의 혁신 : 군수운영 측면에서도 다음과 같은 혁신적 조치를 취하였다. 첫째, 경직된 구매 규정을 지도하는 체제로 바꾸었다. 둘째, 일반 상용 시장의 의존도를 가급적 증대시키고 있다. 셋째, 현지 지휘관 내지 관리자에게 구매권한을 위임하고, 상용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의 현지 조달원을 최대한 이용하여 경쟁시키고 있다. 넷째. 군수행정 업무에 전자통신 방법을 최대한 활용하고, 일반기업의 참여 幅과 기회를 증진시켜 나가고 있다.

⑧ 감사․통제 규제의 완화 : 과잉규제를 제도적으로 완화하기 위하여 부서․기관별로 3년마다 내부 규정을 재검토, 규정의 50%를 폐지 또는 축소시킬 것을 요구하는 지침을 마련하였다. 그런가 하면, 감사의 중점을 규정의 정확한 이행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경영의 성과를 평가하는데 두었다. 즉, 낭비와 부정 및 착복에 대한 감사보다 효율성․능률성․생산성 등 성과에 대한 감사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였다.

⑨ 정보기술의 적극적 활용 : 획기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정보기술을 국방운영에 활용함으로써 각종 규정을 더욱 단순화시키면서도 큰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즉, 국방운영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하여 전자통신, 전자송금, 전자결재, 관리정보체제, CALS(Commerce at Light Speed) 등을 도입․발전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획득 및 구매 계약과 같은 분야에 전자통신 게시판 등을 이용하면 업무의 신속․정확성이 증가되고 공정성이 향상되며 불필요한 규정이 폐기 또는 축소되게 된다.

 

3. 행정개혁의 성과와 평가

 

1993년 9월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정부 재창조를 위한 개혁 보고서가 공개되자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 “소리만 크지 실효가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었는가 하면, 심지어는 ‘위험스러운 발상’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개혁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는 1994년 9월 14일 1년 간의 성과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총무처 직무분석기획단, 1997 : 503-540 ; 이계식․문형표, 1995 : 219-229 ; 권태영․정춘일, 1998 : 286-290).

첫째, 정부가 일을 보다 잘하기 시작하였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가 제안한 개혁 사항(384건)의 90%가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이 정부 재창조 개혁의 실천을 위하여 22건의 지침을 공포하였고, 5개 정부부처의 장관과 2개 정부기관의 장이 성과목표 합의서에 결재하였으며, 100개 이상의 정부 부서․기관이 고객 서비스 표준을 처음으로 설정하는데 성공하였다.

둘째, 의회가 정부 재창조 개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다하고 있다. 의회는 정부 개혁과 관련하여 21건을 입법화하였고, 주․지방정부의 사업계획에 대한 융통성을 증대시키는 법을 제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구매 개혁에 관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그간 80회나 청문회를 개최하였다.

셋째, 정부의 비용 절감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가 설정한 비용 절감 목표액(1,080억불)중 496억불이 완료되었고, 160억불은 의회에 계류중이다. 연방공무원 1,000명의 직위가 축소되었으며5), 각종 보조금 중단으로 6억 9,500만불을 절약하였다. 그런가 하면, 국방부는 여행 절차 개정으로 5년간 10억불을 절약하였으며, 비자(Visa)

카드에 의한 구매 허용으로 소액 제품 구입시 매회 50불(연간 5,000만불)을 절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워싱턴 소재 Brookings 연구소도 클린턴 행정부의 정부 재창조 개혁이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연방정부의 문화가 변화되기 시작하였고, 각종 규정․절차가 실제로 대폭 단순화되었으며, 정부 상위계층 부서간의 협력체제가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재창조 실험실(reinvention labs)'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연방정부 경영층의 혁신 노력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Brookings 연구소는 국가성과평가위원회의 정부 재창조 개혁안이 더욱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을 해소시켜야 될 것임을 지적하였다(권태영․정춘일, 1998 : 288-289).

첫째, 조기에 결실을 볼 목적으로 조급하게 추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성과를 빨리 얻기 위하여 단기․전술적 결심을 하면 설사 성취 목표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 훨씬 클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력의 축소 그 자체보다 관리운영 체계의 개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국가성과평가 보고서는 정부의 성과제고 문제가 연방정부의 근무자가 아니라 관리운영 체계에 달려 있다고 명확히 개선 방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총 절감 목표액 1,080억불의 가장 주된 원천을 인력의 축소(404억불)에 두고 있다. 그에 따라 정부의 각 부처․기관들은 관리운영 체계를 개선하는 것보다 인력의 축소에 우선을 두는 경향이 있다.

셋째, 의회의 협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가성과평가위원회에 참여한 정부개혁 주체는 의회의 협력이 없이도 대부분의 개선 대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의회의 도움이 없이는 실질적인 개혁이 불가능하며, 그러한 사실을 그들 스스로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의회로부터 지지를 획득하려는 전략과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넷째, 정부 재창조의 추진 주체 스스로가 충분한 개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였고, 제시된 정책들은 마땅히 구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개혁의 길은 결코 용이하지 않으며, 그럴수록 추진 주체 스스로의 능력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국가성과평가위원회가 스스로의 관성에 의해 개혁 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정부 재창조 개혁 작업이 성공적인 것이냐의 여부를 평가하는 주체는 다른 누구보다도 시민 스스로일 것이다. 즉 정부 개혁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시민 스스로 정부의 서비스 변화를 체감하는 민원창구에서부터 표출된다. 이런 맥락에서 언론매체들이 적시한 시민 여론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Len Davis라는 월남 참전 재향군인이 경험한 바에 의하면, 재향군인처의 서비스 수행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종전에는 한 건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그와 관계되는 여러 담당자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계속 몇 번이고 설명하여야 하는 번잡함에 시달렸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직원들을 수 개의 작은 팀 또는 그룹으로 편성, 각각의 팀․그룹이 수명의 고객을 담당하여 제기되는 민원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해 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 결과 업무의 적체가 대폭 감소되었고, 업무단계가 파격적으로 축소(25단계→8단계)되었으며, 고객들의 대기시간이 크게 단축(30분→3분)되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비용도 매우 많이 절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② New York시 맨해튼 민사법원은 2,000불 이하의 소액 청구권을 심판하는 야간 법정을 개설․운영하여 시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이 법원은 시민들의 생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공판을 직장이 끝나는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하여 밤늦게까지 진행하였다. 그렇게 하여 많은 경우에는 하루 150건 정도의 심판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③ New York시 케네디 공항은 최근 국제 공항 입국 관세를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가격이 400불 이상 되는 물품을 휴대하고 입국할 경우, 세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여행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차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 사업자 등록금, 각종 민원 증명서 요금 등도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④ 기타 각종 민원 서류를 우편 신청으로 발급하거나, 전화 자동응답기에 이름과 주소 등 필요한 인적사항을 남겨 놓으면 관련 서류를 우송하도록 조치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민원 편의를 대폭 개선하였다.

 

 

Ⅳ. 한국의 국방행정 개혁방향

 

한국의 국방조직 개혁은 피할 수도 없고 우회하여 적당히 넘어갈 수도 없는 숙명적인 과업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남북 화해협력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국방운영 개념을 정립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위협대상과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군사력 건설 방향과 수준이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국가의 생존이 걸려있는 안보문제는 시행착오가 용납될 수 없으므로 국방조직 개혁, 특히 국방운영혁신(Revolution in Business Affairs : RBA)을 과단성있게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당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방운영혁신의 기본개념과 추진방향이 건실하게 설정되어야 하는데 다음과 같이 개념화할 수 있을 것이다(권태영․정춘일, 1998 : 299-301).

① 국방운영혁신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고 국민의 귀한 자식들을 징집하여 안보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군은 국민으로부터 제공받은 중요한 국방자원을 생산적으로 사용하여 국민에게 최고수준의 안보를 서비스할 의무가 있다. 기업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고객인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아끼지 않는 것과 같이 국방도 그 주주인 동시에 고객인 국민을 위해 안보라는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제공하여야 한다.

국방운영혁신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에 직결된 중대한 과업이므로 그 정책방향이 결코 어떤 개인이나 정당 또는 정권의 이해관계에 의해 선택되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이 공익의 차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국방운영혁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추진 주체들이 지녀야 할 원론적 자세이다. 그러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그러한 상식이 혁신을 담당하는 주체에 따라 잊혀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② 유효 전투력의 손상을 최대한 방지하는 성과지향의 국방운영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용 국방재원이 실질적으로 크게 삭감 또는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유효 전투력은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방운영혁신의 중점을 군의 外華內貧的 군살과 거품을 제거하고 운영시스템을 성과와 효율 위주로 내실화 하는 데 두어야 한다. 일선 전투부대의 전력은 최대한 보호하고 상층 조직의 관리․행정기구와 중간 지휘․관리제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여야 한다. 이제 병력의 외형적 크기가 전투력을 좌우한다는 개념은 점차 지양하고, 그 대신 정예화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육․해․공군간의 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전력의 기획 및 운용에 있어서 합동성과 통합성을 획기적으로 신장․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③ 국방운영을 혁신함에 있어서 미래의 안보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오늘날 IMF를 갓 벗어난 시점에서 경제안정과 남북 화해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다. 그렇다고 이에 너무 치중하여 근시안적으로 국방운영을 혁신하면 미래의 국방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 국방재원이 실질적으로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미래의 국방구도를 염두에 두고, 주요 투자사업, 그 중에서도 연구개발사업은 가급적 보호되어야 한다.

특히 미래에는 전쟁의 승패가 정보전력, 지휘통제전력, 그리고 정밀유도전력에 달려 있음을 고려하여, 이 분야의 핵심적인 연구개발사업은 계속성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방재원의 조정을 어디에서 감당하여야 할 것인가? 투자비 중에서는 획득 구매 부문의 사업과 물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데, 한국과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주요 선진국의 대부분이 이러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④ 가능하다면 충격을 감소시키기 위해 정상화 내지 합리화 차원에서 국방운영을 혁신하여야 한다. 합리적 사고를 기준으로 할 때 마땅히 개선하여야 할 부분이지만 어떤 사정과 장애요인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 것들을 국방비 압박시대를 기회로 활용하여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개념으로 국방운영 혁신을 추구하여야 한다.

예컨대, 낡은 병영시설을 개선하여 장병의 쾌적한 병영생활을 보장하고, 환경보전을 위한 오․폐수시설이나 소각장 등을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직업군인의 복지를 위한 직․간접의 처우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군이라는 직업은 3D 직종에 속하므로 일정수준을 가진 사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사실상 곤란하다. 그러므로 직업성 보장이 특히 강조되어야 하며, 장비의 현대화에 따라 우수 기능인력의 확보는 시급한 실정이다.

⑤ 광범위한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계획화하여 국방운영을 지속적으로 혁신하여야 한다. 즉흥적이며 일시적인 개혁은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용을 낳고 군 발전에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하기 쉽다. 아무리 시간적으로 급하다고 하더라도 각종 개혁 아이디어의 완급을 가려 균형․조화있게 계획하고, 주요 혁신 과업은 적절한 실험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⑥ 범국방 차원에서 모든 관련자들이 참여하여 국방운영을 혁신하여야 한다. 미국의 국가성가평가(NPR)와 국방성과평가(DPR)에서처럼, 국방 최고 경영층은 주로 혁신의 지침(guidelines)을 발전시키고(top-down approach), 일선 실무진은 그 지침 하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가운데 실천적 개혁 프로그램을 구체화(bottom-up approach)하도록 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실무 담당자는 해당 분야의 예산을 5~10% 삭감하여도 임무 및 과업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는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한다.

 

 

Ⅴ. 결   론

 

미국은 국가성과평가(National Performance Review : NPR)에 의한 국방성과평가(Defense Performance Review : DPR)와 군사력재편(Bottom-Up Review : BUR)을 발전시켜, 국방조직의 개혁을 국방운영혁신(Revolution in Business Affairs : RBA)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하는 하는 한편, 국가 방위전략 개념이 ‘동시승리전략(Win-Win Strategy)’과 ‘주요지역분쟁(Major Regional Conflict : MRC)' 개념 등으로 변함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국방조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이 곧 ‘4년주기 방위전략서(Quadrennial  Defense Review : QDR)’이다.1) 즉 미국 의회는 대통령의 임기에 맞추어 국방운영평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기구인 국방패널(National Defense Pannel : NDP)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냉전종식 이후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써, 그 여세를 몰아 정보화시대에 새로운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es : RMA)을 주도하고 있다(이철희, 1998 : 95-96). 육군의 ‘21세기 육군(Force ⅩⅩⅠ)’, 해군의 ‘바다로부터(From the Sea)' 공군의 ’우주계획(Spacecast 2020), 그리고 해병대의 ‘수평선 넘어 상륙(Over Horizon Landing)'계획이 그것이다. 미국의 합참은 이와 같은 각군별 미래 비전을 종합하여 ’합동비전 2010(Joint Vision 2010)'을 발전시켰는데, 평화유지 및 인도적 차원의 국지적 군사작전은 물론 전면전까지 포함한 모든 형태의 작전환경 속에서 미국군이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핵심 군사력을 정비․개선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조직 개혁은 이와 같이 국방운영혁신(RBA)과 군사혁신(RMA)를 축으로 부단히 개선하고 있는데, 한국군은 외형적으로 세계 10위권의 군사력 규모를 가지고 있으나 생산성․경제성․안정성 등은 주요 선진국에 비하여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 형편이다. 미국 Georgetown 대학 부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Hashim 박사는 후진국 군대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후진국의 군대는 병력이나 무기의 숫자가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국방자원을 조직화하는 관리능력이 미흡하여 전투력을 효과적으로 생성․발휘하지 못하는데 그 문제가 있다. 일본․싱가포르․이스라엘 등은 군대규모는 작지만 중복된 부문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효과성과 능률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국방운영의 혁신은 사실 이와 같은 후진 군대의 특성으로부터 해방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주변 아랍국가들보다 군사력의 외형적 규모는 훨씬 작지만 전투력을 생산․운영하는 시스템의 효과성이 월등하게 우수하여 連戰連勝의 신화를 창출해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방운영의 혁신은 말하기는 쉬우나 실천에 옮기기는 대단히 어렵다. 혁신은 군 전체가 어떤 위기의식을 공유한 상황에서 최고 경영층이 선두에 서서 선각자적인 지도력과 의지력을 보일 때만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도 이제 국방운영혁신은 반드시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과업이 되었다. 따라서 국방의 주체들 모두가 슬기와 지혜를 모아 다양한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계획화하여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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