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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논문 자료

중국의 군사력 성장이 한국과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by 충실한 해병 2022. 12. 21.

 


박 창 희

국방대학교 교수
 
미 해군대학원(NPS) 석사
고려대학교 정치학 박사
(現)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군사전략학부 교수


지정학적 이익과 북중동맹관계 / 유라시아 지정학 변화와 중러관계 / Paradox of Strategy: Avoidance of Decisive Battle and Strength of Defense / Significance of Geopolitics in the U.S.-China Rivalry / 중국의 한국전쟁 개입 결정과 군사전략 목표 外 다수

 

 
 
 
 
중국이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추진한 이후 중국은 약 30년에 걸친 고도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이해당사국(responsible stakeholder)”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1세기 중국의 활동범위는 정치·경제·외교적 차원에서 동북아·동남아·서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주변지역은 물론,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은 불가피하게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다. “평화와 발전”이라는 중장기 국가전략 노선에 따라 경제발전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최근 세계화 추세와 함께 다변화되고 있는 국가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군사적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2006년 『중국국방백서(中國的國防)』에서 강한 국방력 건설을 현대화의 전략적 임무로 규정한 것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중국은 21세기 전략환경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중국군이 추구하는 군사교리, 군사전략, 군사력 현대화의 내용은 무엇인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 성장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으며, 향후 한국과 동북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중국의 전략환경 평가와 군사교리
 
21세기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국가발전에 가장 유리한 안보환경을 맞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대만과 소수민족의 분리주의, 국경문제와 영토분쟁 가능성, 해상보급로에 대한 위협, 초국가적 위협, 그리고 주변 지역의 불안정 가능성 등 잠재적 위협에 둘러싸여 있다.

둘째, 현대 전쟁양상이 변화하고 주요 국가들이 군사혁신을 추구하면서 나타나는 군사분야에서의 첨단기술력 차이는 중국의 안보에 대한 도전요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미국의 국방변환과 일본의 방위체계 혁신, 그리고 “강한 러시아”의 재부상 등 주변국의 군사동향은 직간접적으로 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중국은 1993년 제기한 “첨단기술조건하 국부전쟁” 군사교리를 점차 “정보화조건하 국부전쟁”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전자가 산업화시대의 기계화된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정보화시대의 정보화전쟁에 대비하는 교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기계화 또는 반기계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국은 “중국특색의 군사변혁” 개념을 제시하여 곧바로 정보화를 추진하는 대신 기계화와 정보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첨단기술 교리와 정보화 교리는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결합된 것으로, 현재는 기계화된 요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점차 정보화된 요소가 이를 대체하면서 미래 정보화전쟁에 대비해 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군현대화 전략을 3단계로 나누어 1단계는 2010년 이전에 현대화 건설의 기초를 마련하고, 2단계는 2020년을 전후로 비교적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며, 그리고 3단계는 21세기 중엽에 이르러 정보화부대의 건설과 정보화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군의 정보화와 함께 중국은 주변 국가들과의 군사력 격차를 보상하기 위해 비대칭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비대칭 전략은 더욱 강한 적에 대해 승리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적의 “점혈(點穴),” 즉 급소에 “비장의 무기”를 사용하여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약자의 전략이다. 마치 소인이 거인의 신체 일부, 즉 아킬레스건이나 신경조직을 절단할 경우 쉽게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중국도 적의 네트워크를 파괴함으로써 우세한 적을 무력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볼 때 중국군의 군사혁신 추진전략은 기계화와 정보화를 동시에 추구하여 정보화조건하 국부전쟁 수행능력을 구비하되 일부 분야에서는 적의 취약점을 겨냥한 비대칭 능력을 적극 개발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군사전략과 군사력 현대화
 
21세기 중국의 군사전략은 “적극적 방어” 전략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통합성과 합동성을 강화함으로써 정보화전쟁 수행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방공체제를 예로 들자면 과거 지상에 위치한 주요 시설에 대한 점방어 개념에서 벗어나 조기경보기, 지휘통제, 방공무기, 공군전력, 전투지원, 그리고 우주 군사위성 등 제반 요소가 통합된 합동방공체제를 구비함으로써 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둘째, 신속결전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현대전에서는 대개 한 두 개의 전역, 심지어는 전술 수준의 군사행동을 통해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만큼 단시간 내에 결정적인 성과를 얻어야 한다.

셋째, 원거리 작전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중국의 전략적 환경은 광활하여 국경선 너머의 공역 또는 공해상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때로는 다수의 방향에서의 작전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비대칭 능력의 구비이다. 비대칭 능력은 서구의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군사력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 같은 군사전략 개념에 입각하여 중국의 해군은 “근해 적극적방어”를 추구한다. 기존에 연안지역에 한정되었던 해군의 활동범위는 일본-대만-필리핀-남사군도를 포함한 근해지역으로 확대되었다. 1989년 이후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첨단기술 금수조치로 인해 많은 제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해군은 꾸준히 첨단전력을 증강해오고 있다. 중국해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축함 21척 가운데 11척은 1950년대 이후 취역한 노후화된 함정이지만 다른 10척은 1990년대 이후 도입한 것으로 러시아로부터 도입한 소브레메니급 구축함을 포함하여 최신형 함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신 함정은 그 이전의 함정에 비해 대공·대함 및 대잠능력이 보강되었고 항속거리가 약 1.5배 정도 증가되어 원거리 작전능력이 강화되었다. 잠수함 역시 진(秦)급 SSBN과 상(商)급 SSN, 그리고 킬로(Kilo)급 및 송(宋)급 공격용 잠수함을 위시하여 급속한 현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공군은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현대적 공군”을 건설하는 데 주안을 두고 있다. 과거 인민전쟁 개념에 의해 본토의 상공만을 방어하던 수세적 공군은 이제 전쟁양상 및 군사교리의 변화에 따라 보다 공세적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에서 생산된 항공기는 대부분 1950년대 소련기술을 개선한 것에 불과하였으나 그 이후 J-10과 같은 첨단항공기를 생산하고 Su-27과 Su-30과 같은 제4세대 전투기를 도입하고 있다. Su-30MKK의 경우 재급유시 항속거리가 5,200Km로서 중국 해안에서 벗어나 남중국해까지 정찰이 가능하다. 제2세대 또는 제3세대에 불과하던 중국공군은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에 제4세대 전투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중국은 유사시 더욱 강한 적과의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보화된 전장에서 적의 취약점은 적 네트워크, 특히 우주에 기반한 C4ISR 체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적의 우주자산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군사위성을 마비시키기 위해 나노미터 규모의 “기생위성(parasite satellite)”이나 고출력 레이저무기와 같은 반위성무기(ASAT)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적 레이더와 통신체계를 교란시키고 파괴하기 위해 비핵전자기파(EMP) 탄두, 고출력극초단파 탄두, 그리고 대방사미사일(ARM) 등의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국력(power)의 팽창은 책임과 공약의 확대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더 큰 권력을 요구하게 된다. 중국의 부상은 책임 있는 이해당사국으로서의 “바람직한(benign)” 중국을 상정해 볼 수 있지만, 동시에 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패권적” 중국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는 한국 및 동북아 지역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첫째,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역내 국가들 간의 군비경쟁을 유발할 것이다. 중국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재래식 전력 뿐 아니라 핵 및 미사일 등 전략무기 현대화, 그리고 우주무기를 비롯한 비대칭 전력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군사적 동향은 주변국들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이들과의 군비경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중국의 군사적 영향권 확대는 불가피하게 미국 및 일본의 영향권과 충돌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은 공군 및 해군력 증강으로 과거 연안에 머무르던 수준에서 벗어나 근해로까지 작전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영향권 확대 노력은 미일동맹의 활동영역 확대와 함께 두 영향권이 충돌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한반도 문제, 역내 영유권 분쟁, 일본의 유엔안보리 진출, 미사일 방어 등의 현안을 놓고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중국군 현대화는 중국으로 하여금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 현안과 관련하여 보다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도록 함으로써 역내 불안정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반도 유사시 또는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갖게 될 것이며, 이를 둘러싸고 한국 및 미국과의 갈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중단기적으로 볼 때 중국은 지금과 같이 주변국에 대한 포용정책을 계속 견지할 것이며 한반도 안정과 평화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 차원에서 중국의 부상이 가져올 수 있는 제반 부정적 요소를 냉철하게 평가하고 대비함으로써 미래의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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