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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논문 자료

북한 군사위협의 실체 (2009)

by 충실한 해병 2022. 12. 21.
외부의 군사위협 대비를 위한 국가적 과업 ‘국방개혁 2020’
 

세계가 규탄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북한의 지난달 5일 미사일 발사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안보를 위협한다”는 유엔 안보리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결의안(1695호)을 통해 세계적인 규탄 대상이 됐다.

지난달 27, 28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제13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태평양지역의 2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다자간 안전보장회의) 외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지역 평화와 안정·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유엔 결의 준수와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이 발표됐다.

세계는 북한이 더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군사적 위협보다는 6자회담 참석으로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역의 평화와 북한 주민의 굶주림은 외면한 채 핵무기 보유 주장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1. 식량원조 세계 두 번째, 병력 세계 4위의 북한

지난달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인 ‘수확 전망과 식량 사정’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국제사회로부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식량을 지원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북한이 세계로부터 2005년도 지원받은 식량은 대한민국이 지원한 39만4000톤을 포함해 108만 톤의 식량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리고 올해도 8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이처럼 세계의 식량 원조로 굶주림을 면하고 있는 북한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 발표된 영국국제전략연구소(IISS)의 ‘2006년 세계 군사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육군 95만 명, 해군 4만6000명, 공군 11만 명 등 모두 110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225만5000명, 미국 154만6000명, 인도 132만5000명에 이어 세계 4위의 병력 규모이다. 북한은 주민이 굶주리는 절박한 식량 사정에도 불구하고 왜, 무슨 목적을 위해 세계 4위의 병력을 유지하면서 대량살상무기인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을까?

2. 북한은 한반도 공산화 기도(企圖)를 가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헌법보다 상위에 ‘노동당 규약’이 있으며 당이 정부보다 상위 개념이다. 노동당 규약 전문에 “조선로동당의 당면 목적은…(중략)…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 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 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노동당 규약’ 제46조에는 “조선인민군은 조선로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이라고 북한군의 성격을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이 조선노동당의 무장력인 북한군을 통해 대한민국을 공산화하겠다는 기도인 것이다. 이를 위해 실제로 북한군을 통해 각종 도발을 자행해 왔다.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 도발 이후 무장 공비 침투와 항공기 테러 등 2800여 회에 이르는 각종 대남 무력 도발을 자행했다. 특히 2002년 6월 29일 세계인의 평화 축전인 월드컵 축구경기 당시에는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서해에서 무력 도발을 자행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군의 도발을 막는 전투에서 꽃 같은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했으며 18명이 부상을 당했다.북한의 한반도 공산화 기도와 도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명백한 요인이다. 따라서 국방의 최후 보루인 국군이 북한의 군사 위협 실체에 대해 직시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당연한 사명이 아니겠는가?

왜 대한민국을 향해 전진 배치돼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월 16일 군 주요지휘관과의 대화에서 “우리 국민들 중에서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러분들(국군)은 그럴 수도 있다고 항상 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떻든 저는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는 쪽에 서 있습니다”라고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한 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러한 북한의 군사 위협이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안정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즉 경제적인 용어인 ‘리스크(risk: 위험 부담)’로 작용돼 우리 경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1. 코리안 리스크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Moodys)가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군사 위협을 적절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6월 27일 밝혔다. “현재 A3인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단계 높일 가능성은 50% 이상”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 외에 고려할 사항으로 북한의 군사 위협 통제가 전제돼야 한다”고 토머스 번 무디스 신용 등급 평가 수석부장이 밝혔다.

또 “한미 동맹관계가 유효하다면 최악의 지정학적 시나리오가 발생하더라도 비교적 높은 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코리안 리스크’란 다른 나라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데 따르는 위험 부담을 지칭한 말이다. 바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의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북한의 각종 도발은 ‘코리안 리스크’로 우리 경제의 안전 측면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2. 북한 군사력은 전진 배치돼 있다

영국국제전략연구소(IISS)의 ‘2006년 세계 군사력 비교’ 보고서와는 차이가 있지만 ‘2004 국방백서’를 통해 살펴보면 북한의 군사력은 현역 117만여 명, 예비역 770만여 명과 방대한 재래식 전력,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위협을 주는 상황은 지상군 전력의 약 70%, 해군 전력의 60%, 전투기의 약 40%가 대한민국을 향해 전진 배치돼 기습 남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대량 살상무기인 미사일뿐만 아니라 화학무기·생물무기도 2500∼5000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2005년 2월에는 핵무기 보유 주장을 하는 등 북한군의 위협 수준은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과거 1994년 3월 18일 판문점에서 남북한 특사 교환 회담시 북한 측 수석대표였던 박영수가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라고 협박을 했다. 이 발언은 북한군의 능력을 볼 때 결코 으름장만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다.따라서 국방백서에서는 우리의 국방 목표인 “국가를 보위하고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며,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위협 요인을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대량 살상무기, 군사력의 전진 배치 등 직접적인 군사 위협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모든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개혁 2020은 국가적 과업'

북한의 군사 위협과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모든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헌법 제5조 2항에 명시된 “국가의 안전 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국군의 사명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군은 ‘국방개혁 2020’을 추진하고 있다.‘국방개혁 2020’은 대한민국의 안전 보장을 위한 획기적 개혁안이다. 특히 시대적·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다 멀리 보고, 보다 빠르며, 보다 정밀한 첨단 정보과학군으로 육성해 21세기 선진 한국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 과업인 것이다.

‘평화와 전쟁’의 저자 지오프리 블레이니는 “의도하지 않은 전쟁이나 우발적인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도발은 결코 우발적이 아닌 한반도 공산화의 목적으로 치밀하게 시도되고 있음을 우리는 과거 도발 사례에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북한 군사 위협의 실체에 대해 손자병법 구변편(九變篇)의 “나에게 적이 오지 않으리라 믿지 말고 나에게 적이 오더라도 물리칠 수 있는 대비태세가 있음을 믿어야 한다(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는 말을 명심해 만분의 일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국방부 정훈기획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