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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논문 자료

공군, 서울공항 KA-1 대대 조기이전 검토 - 제2 롯데월드 지으려고 KA-1부대 옮기나 (2009)

by 충실한 해병 2023. 1. 4.

공군, 서울공항 KA-1 대대 조기이전 검토

공군이 서울공항에 배치돼 있는 경(輕)공격기인 KA-1 대대의 횡성기지 이전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기본 훈련기 KT-1을 개조, 개량한 저속 공격기인 KA-1은 평시에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침입을 막고 전시에는 북한 지상군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한다.
공군은 국방 중기계획에 따라 2013년까지 KA-1 대대를 횡성기지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최근 555m짜리 초고층 제2 롯데월드 건설이 가시화하면서 비행상의 안전문제 때문에 이전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A-1은 저공비행하면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주로 시계비행에 의존하는데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비행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군측은 횡성기지로의 이전 검토는 중기계획에 의한 것이라며 "제2 롯데월드 건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공항에는 KA-1 12대가 배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2009.1.9)


제2 롯데월드 지으려고 KA-1부대 (저속공격기) 옮기나
서울공항서 횡성기지로 이전 검토 … 북 특수부대 침투 때 신속 대응 어려워
(주간동아 2009. 1.13)

서울 잠실에 제2롯데월드를 짓겠다는 롯데의 야심이 또 한 번 국가 안보 문제와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공항(공군 성남기지)에는 평시엔 북한군 특수부대의 침입을 막고 전시엔 북한 지상군 침투를 막는 저속 공격기 KA-1 부대가 배치돼 있다. 그런데 제2 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KA-1 부대를 핵심 방어구역인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공군 횡성기지로 옮기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KA-1은 기본 훈련기 KT-1을 개조, 개량한 경(輕)공격기다. F-15나 F-16 같은 전투기(Fighter)는 적기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 지상의 큰 목표물은 잡아도 ‘작은’ 표적은 맞히지 못한다. 작은 표적을 잡으려면 느린 항공기를 써야 하는데, 이 기능을 하는 항공기를 가리켜 공격기(Attacker)라 한다.
한국이 개발한 KT-1은 조종사 후보생이 처음으로 조종술을 익히는 기본 훈련기라 속도가 매우 느리다. 민항기(民航機)의 ‘순항’ 속도가 시속 900~1000km인 데 비해 KT-1은 ‘최고’ 시속이 630km에 그친다. 이러한 KT-1을 폭탄과 14발의 로켓을 달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 KA-1이다.

로켓과 폭탄을 주렁주렁 매달고 이륙하는 만큼 KA-1은 KT-1보다 기동이 느리다. 하지만 지상에서 보면 여전히 ‘빠른’ 비행기이므로 ‘지상세력’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여기에서 지상세력은 아군 지역에 은밀히 침투한 적의 특수부대를 가리킨다. 적의 특수부대는 장갑차나 차량 등을 이용해 빠르게 침투하는데, 이러한 표적을 잡는 데 KA-1이 제격이다. 로켓의 관통력이 강하면 KA-1은 적의 전차도 부술 수 있다.

수도권은 지정학적으로 두 가지 약점을 지닌다. 첫 번째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공기부양정 등을 이용해 재빨리 서해안에 상륙한 뒤 침투할 수 있다는 것. 경기도 해안은 도시화 정도가 높아 상륙에만 성공하면 한국인을 인질로 삼아 다양한 특수전을 펼칠 수 있다. 또 도로가 발달해 차량을 탈취하면 빠른 시간 안에 도심으로 침투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막으려면 해상에서 공기부양정을 잡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전투기는 아주 작은 표적인 공기부양정을 잡지 못한다. 공격헬기나 공격기가 출격해야 잡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임무를 수행해온 것은 미 육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였다. 그런데 미군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작전권 환수조치에 따라 2009년 3월 이 대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부활주로 조정, 시설 보강 등도 검토

한국으로서는 ‘옆구리가 허전’해진 셈인데, 이 공백을 메우는 주 세력이 바로 서울공항에 배치된 KA-1이다. 서울공항은 서해안에서 가까우므로 서울공항을 이륙한 KA-1은 해상에서 침투해오는 북한군 공기부양정을 격침할 수 있다. 특수부대가 상륙에 성공한 뒤 차량을 이용, 도심으로 침투할 때도 KA-1은 이 차량만 골라 격파할 수 있다.

두 번째 약점은 ‘파주-문산 축선’이라는 평원지대를 이용해 북한군이 대규모 기동부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것. 이는 가장 위험한 상황이므로 공군은 모든 전투기를 출격시켜 북한 지상군을 공격한다. 서울 북부지역엔 수많은 도로가 있다. 한국 공군의 반격을 의식한 북한군은 부대를 소단위로 쪼갠 뒤 작은 도로를 따라 침투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작은 기동부대를 잡으려면 역시 KA-1을 투입해야 한다.

이렇듯 KA-1은 작전에 쓰이는 항공기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긴급 발진 훈련을 자주 한다. 이때 인근에 555m 높이의 제2롯데월드가 있다면 9·11 테러 같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제2롯데월드를 짓게 하려면 이 부대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실제로 공군에서 KA-1 부대를 횡성기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횡성기지에서 이륙한 KA-1은 서울공항에서 이륙했을 때보다 훨씬 먼 거리를 날아와야 한다. 그리고 돌아갈 연료까지 고려한다면 KA-1이 서해안 일대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크게 줄어든다. KA-1의 횡성기지 이전은 수도권 방어에 허점을 드러내는 셈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하기 위해 검토되고 있는 또 다른 의견으로는 서울공항의 부(副)활주로 방향을 3도 정도 틀어 제2롯데월드와 부활주로에 의한 비행안전구역 간 거리를 넓히는 것, 그리고 제2롯데월드 완공 후 건물에 ACAS(에이카스)를 설치하고 서울공항에는 더욱 정밀한 이착륙 유도장치를 설치하는 것 등이 있다.

ACAS는 항공기가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할 경우 그 사실을 조종사와 관제사들에게 알림으로써 충돌을 피하게 하는 경보장치다. ACAS 를 제2롯데월드에 설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기와 제2롯데월드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 측은 장비와 시설을 바꾸는 데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명박 정부에겐 제2롯데월드 건설을 허가하는 것 자체가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초고층 건물 부지 잠실밖에 없나”

롯데는 사고와 테러 위험이 있는 서울공항 인근에 꼭 초고층 빌딩을 지어야 할까. 잠실은 롯데그룹의 창업지(創業地)가 아니다. 반드시 그곳에 초고층 건물을 지어야 할 역사적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롯데 측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초고층 건물을 짓고 싶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본심이라면 롯데는 서울시도 원하고, 공군도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항공사고 가능성도 현저히 낮고, 잠실보다 개발이 덜 돼 지역균형개발 차원에서라도 발전이 필요한 마포구 상암동 같은 다른 지역을 골라 제2롯데월드를 지을 수는 없을까. 서울시는 2000년부터 상암동에 상암DMC라는 초고층 건물을 유치하겠다며 신청을 받았으나 최근에야 건물을 짓겠다는 업체가 나타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렇게 전망했다.
“롯데가 소원대로 제2롯데월드를 짓는다 해도 이 건물은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9·11 테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바로 눈앞에 위험한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제2롯데월드에 입주하려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평양에는 한동안 105층짜리 유경호텔이 귀신처럼 서 있었다. 분양에 실패할 경우 제2롯데월드는 서울의 유경호텔이 될 수도 있다.”
(끝)

어째든 롯데는 국가방위논리보다 우선하여 건축허가를 얻었습니다. 그 단초는 월간지 신동아 2008년 11월호에 잘 나와 있는데, 다음과 같이 부분 발췌하여 올립니다. 전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신동아를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정훈 국방 전문기자의 잠실 제2롯데월드 심층진단
“법적으론 하자 없다, 그러나 법대로 해서 안보에 구멍 뚫리면…”
(신동아 2008.11.01 통권 590호(p310~325)에서 참조)

이 결정이 있기전 2008년 4월28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 석상에서 공군 측 입장을 대변하는 이상희 국방부 장관을 향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해보세요.” “그런 식이니까 14년 동안 결정이 안 난 것 아닙니까. 날짜를 정해놓고 그때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검토하세요”라며 면박에 가까운 지적을 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면서 군 통수권자다. 이런 대통령이 면박성 지시를 했으니 공군과 국방부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이 ‘날짜를 정해놓고 해결하라’고 한 말을, 올 연말까지 대통령이 원하는 해답을 찾아내라고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실무자들이 생각하는 ‘옳은 답’이 아니라 ‘대통령이 원하는 답’을 찾는 것이 우선이 될 가능성이다~이하 중략


이런 배경이 있기에 이 대통령은 이상희 국방장관에게 행정조정을 해주라는 뜻으로 면박성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공군은 상당한 위기감을 갖게 됐다. 공군은 제2롯데월드 건설이 필연적으로 성남기지 폐쇄로 이어지고, 이어 지역의 다른 기지도 폐쇄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공군은 안보를 책임진 기관이다. 법은 평시에는 통하지만 유사시에는 통하지 않는다. 안보는 법으로 따질 수 없고 과학으로 재단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법에 근거해 제2롯데월드를 짓자고 하는 롯데의 주장에 공군은 곤혹스러워한다~이하 중략

공군이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면 필연적으로 성남기지 폐쇄나 이전(移轉) 주장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이 건물 입주자들은 심심찮게 건물 옆으로 지나가는 군용 항공기를 보게 될 것이다. 제2롯데월드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건물 옆으로 날아가는 항공기를 예사로 보아 넘길 것인가.

사회적인 힘을 가진 이들은 자기 안전을 위해 성남기지 이전을 요구할 것이다. 입주자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면, 그때도 롯데는 “성남기지를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것인가. 공군은 제2롯데월드 입주자들이 대통령보다 더한 압력원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제2롯데월드 입주자들의 압력으로 성남기지가 폐쇄되거나 이전하면, 다른 기지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일어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공군은 우려한다. 공군은 이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지금도 공군기지 이전운동이 강하게 일고 있는 대구기지와 광주기지, 수원기지, 청주기지 등을 꼽는다. 이 가운데 기지이전 운동이 가장 거세게 벌어진 곳은 대구다.~이하 중략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28일 청와대 모임에서 “외국 귀빈들은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을 이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는데, 이는 국내외 정상이 일반 공항을 이용할 때 국민이 겪을 불편을 알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입장을 바꿔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 옆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가정해보자.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곳이지만,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에 인접한 곳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다고 하면 우리 언론과 식자층은 “공항 부근의 초고층 건물은 테러를 부르는 자살 행위”라는 지적을 훨씬 많이 내놓을 것이다. ~이하 중략

롯데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제2롯데월드 건설을 추진한다. 이유는 창업자인 신격호 회장이 “단 1주일이라도 좋으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지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 회장의 비원(悲願)과 기왕에 사놓은 땅이 있다는 점 때문에 경제성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랜드마크를 지으려고 한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에 랜드마크가 있어서 나쁠 일은 없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힘겨운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성남기지에 영향을 주면서까지 지어야 할 이유는 없다. 안보도 지키고 경제도 살려야 한다.

잠실은 롯데그룹의 발상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롯데가 굳이 이곳에 랜드마크를 지어야 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롯데 측은 ‘경제성만 따진다면 평당 분양가 5000만원에 이르는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것이 가장 낫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석촌호수 주변에는 30~40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짓고, 초고층빌딩은 다른 곳에 지어도 되지 않겠는가.

2001년 9월11일 테러리스트들은 납치한 여객기를 몰고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충돌시켰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그는 제2롯데월드를 다른 곳에 지을 수는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