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포병의 화력으로는 화포 외에 로켓이 있다. 화포와 로켓은 10세기께 흑색화약의 발명에 따라 전장에 등장해 전쟁의 양상을 바꿔 놓은 무기체계. 일반적으로 14세기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포의 역사가 더 긴 것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로켓의 원리를 충족하는 면에서 로켓이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은 흑색화약의 추진체를 큰 화살이나 가벼운 창에 붙여 만들었는데, 이는 현대의 고체연료 로켓의 추진기관과 그 원리가 같아 현대 로켓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중국이 994년에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근거는 없으며, 서양에서는 1249년 이베리아반도의 무어인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 신기전을 발명, 운용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로켓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개발한 V-1과 V-2 로켓이다. 초기 명중률이 10% 미만이었으나 1944년 7월 영국의 지상목표를 명중시킨 V-2는 세계 장거리 미사일의 원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 후반 국방과학기술연구소에서 처음으로 로켓을 개발, 1959년 7월 27일 인천 고잔동 해안에서 처음 발사됐으며, 1970년에는 공군사관학교가 AXR-55라는 로켓을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기체계로서 로켓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국방과학연구소가 국산 유도탄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우리 군에서 최초로 운용된 로켓은 미국이 1951년 시험사격에 성공한 전술 지대지 로켓 ‘어네스트 존(Honest John)’으로 미사일이 아닌 화력지원과 고정표적 파괴를 위한 이동형 단거리 비유도 로켓이다.
육군은 1974년 주한 미 7사단이 철수하면서 1개 대대분을 군원으로, 그리고 1979년 미군 최후의 어네스트 존 대대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1개 대대분 장비를 염가에 넘겨받아 아직 운용하고 있다. 로켓의 길이는 7.58m이며 무게는 4.5톤이다. 고체 1단계 추진로켓을 사용, 최대사거리가 38km에 이른다.
그런데 현대 야전포병으로서의 로켓은 여러 개의 발사관을 특수차량에 탑재해 연속적으로 발사함으로써 넓은 지역에 밀집된 적을 공격하는 데는 다연장로켓(Multi Launch Rocket System)이 효과적이다. 발사관은 4연장부터 40연장까지 다양하고 구경도 122mm에서 250mm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제2차 대전 때 소련이 개발, 세계 50여 개국에서 생산, 배치된 122mm BM-21 다연장로켓이 대표적이다. BM21 18문으로 편제된 포병대대는 20초 동안 13.5톤의 고폭탄을 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155mm 곡사포 1문이 320회 사격으로 도달할 수 있는 분량이다. 우리 군은 이 같은 다연장로켓으로 국방과학연구소가 1978년 최초 시험발사에 성공한 구경 130mm 36연장인 ‘구룡’을 1981년부터 전력화해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무기체계로서는 최초로 세계적인 군사전문 연감인 ‘제인연감’에 수록된 구룡은 발사대를 탑재하는 5톤 트럭의 운전석에서 또는 차량 밖에서 발사통제기를 이용해 단발, 부분 일제사, 또는 완전 일제사로 운용할 수 있다. 일제사 때의 발사 간격은 0.5초다. 기본형은 길이 2.4m에 무게가 54kg이며, 개량형은 길이 2.54m, 무게 64kg이다. 21kg의 탄두는 재래식 고폭탄두와 1만6000개의 성형 파편으로 구성된 개량형 고폭탄두 두 종류가 있다.
사진설명:0.5초 간격으로 36발을 쏠 수 있는 최초의 국산 로켓 ‘구룡’(위)과 미군으로부터 인수, 30년 이상을 운용하고 있는 어네스트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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