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강풍 뚫고…창공 향해 비호같이 ‘점프’
시누크 헬기 타고 1800피트서 전개
군장·총기 무게까지 견디는 고난도
150여 명 중 단 한 명도 낙오자 없어
오로지 반복 훈련만이 위험성 줄여
매서운 겨울 추위가 이어진 2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육군특수전학교에 있는 매산리 드롭존(DZ·Drop Zone)에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비호부대 싸울아비대대 장병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전사를 통틀어 새해 첫 강하훈련이 전개된 것. 훈련에는 싸울아비대대를 비롯한 152명의 특전 장병이 참여해 한겨울 창공과 들판을 뜨겁게 달궜다. 글=조수연/사진=백승윤 기자
싸울아비대대는 이날 설한지훈련과 연계한 전술 무장 강하 훈련을 했다. 계묘년을 여는 첫 강하훈련에 참여한 특전 장병들은 시누크 헬기에 몸을 싣기 전 장비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유사시 낙하산으로 적 지역에 은밀하게 침투하는 전술강하는 특전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상징적인 훈련이다. 특전 장병들은 적의 눈에 띄지 않는 지점에 착지해 사전에 투하한 물자를 추적·해체하는 단계까지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
겨울철 무장 강하 훈련은 추위도 추위지만, 그 위험성 때문에 더욱 고난도 훈련으로 꼽힌다. 강하 중 무장 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0㎏의 무장이 특전 장병들의 안면을 강타하는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타이밍을 맞춰 무장해제를 하지 못할 경우 안전한 착지에 지장이 될 수 있다. 오로지 반복 훈련만이 위험성을 줄여줄 뿐이다.
훈련장에서 만난 허윤(소령) 작전과장은 “무장 강하는 군장과 총기의 무게까지 견뎌야 하므로 준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도가 높다”며 “일정 고도가 됐을 때 정확히 무장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앞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풍향 점검이 이뤄졌다. 장병들은 90㎏에 달하는 더미 1개를 투하하고, 풍향 강하자 2명이 뛰어내려 안전한 훈련에 대비했다.
본격적인 훈련은 20㎏의 무장을 한 특전 장병들이 시누크 헬기를 타고 이륙하면서 시작됐다. 헬기가 1800피트 상공에 다다르자 특전 장병들은 강하 조장의 이탈 지시에 귀를 기울였다. 곧이어 시누크 헬기 후미로 장병을 매단 낙하산이 빠져나와 민들레 홀씨처럼 흩날렸다. 비호(飛虎)부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용맹하게 뛰어내린 특전 장병들. 자세히 살펴보니 장병들의 손발은 강하 중에도 바빴다. 풍향을 점검하며 낙하산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장병들이 잇따라 눈 쌓인 강하 지점에 하나둘 내려앉았다. 최저 기온 영하 11도의 날씨에 손을 비벼가며 떨던 훈련 참관자들도 강풍을 뚫고 내려오는 장병들을 바라보며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안전하게 착지한 대원들은 반사적으로 낙하산을 벗어 정리한 뒤 집결지로 복귀했다.
150여 명의 강하자들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벽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훈련에는 손식(중장) 특수전사령관이 동반 강하해 의미를 더했다.
싸울아비대대는 오는 12일까지 설한지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무장 강하를 마친 지윤상 하사는 “특전사의 강하훈련은 기본 중 기본이다. 새해 첫 훈련을 안전하게 마쳐 뿌듯하다”며 “토끼띠인 만큼 올해는 더욱 전투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특전 장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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