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사나이·영원한 해병-23-아아! 전함 백두산 3 | |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진해를 미 해군 극동기지로 제공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군사원조를 얻어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트루먼 미 대통령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 일을 추진하기 위해 이대통령은 미모의 여류 시인 모윤숙 여사를 활용하게 된다. “윤숙이, 이 문서를 가지고 미국으로 가시오. 아무에게도 알리면 안 돼요. 뉴욕에 있는 존 스태거 씨에게 꼭 전해야 해.” 군사원조 위해 모윤숙 여사 도움 1949년 8월 모시인을 경무대로 부른 이대통령은 서류봉투 하나를 내밀며 거듭 당부했다고 한다. 같은 심부름을 정부 공직자에게 시켰다가 실패한 다음이었다. 공직자가 일본에 들러 하코네 온천장에서 기생을 끼고 술을 먹다가 서류를 분실한 것이었다.모시인은 임무를 완수하고 유엔 한국대표단 일행과 합류했다. 이대통령은 신생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널리 승인을 받으려면 막 출범한 유엔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병옥 박사를 유엔 한국대표단장으로 임명해 뉴욕에 파견했다. 함정구입 교섭도 도와주라는 명령과 함께. 인수단원으로 일하면서 나는 손원일 제독 부관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예산사정 때문에 참모총장이 전속부관을 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연히 모시인과 접촉할 기회가 있었다.한번은 손제독이 모시인과 함께 뉴욕 맨해튼에서 술을 마신 일이 있었다. 손제독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모시인은 손제독을 입에 담았다. 멋지고 인품 좋고, 영어도 참 잘한다고 했다. 나는 괜히 우쭐했지만 퍼뜩 ‘눈치 없이 거기 앉아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비켜 주려고 배로 돌아가 봐야겠다면서 술집을 나왔다.오랜 수리와 정비 끝에 배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미국 해안경비대 제8부두로 옮겨진 배의 예식갑판에서 명명식 행사가 열렸다. 장면 대사, 유엔 한국대표단 요원, 재미교포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마스트에 게양된 태극기에 경례를 올릴 때는 모두 눈시울이 뜨거웠다. 그러다가 애국가 제창 순서에서는 모두 울었다. 국민의 성금으로 이역 땅에서 우리 군함 명명식을 갖는 벅찬 감회를 억누르기 어려웠다. 49년 12월 26일 오전 10시였다. 배 이름은 ‘백두산함’으로 명명됐다. 번호명칭인 ‘701함’은 귀국 후 해군본부 작전명령에 따라 부여된 것이다. 이 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미 해양대학교 출신 화이트 헤드 소위를 기리기 위해 ‘엔슨 화이트 헤드’(Ensign White Head)호로 불려 왔다. 첫 군함 명명 감격 눈물 '펑펑' 한국에서도 같은 뜻의 백두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지만 상서로운 일이었다. 이 배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나라의 운명을 건진 대한해협 승전보의 주인공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한국을 향해 뉴욕 항을 출항할 때는 내심 걱정이 됐다. 배를 정비하는 동안 이성호 중령(해군참모총장 역임)과 김동배 소령이 미 해양대학교에서 레이더 운용법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았지만 그런 전함을 움직여 본 경험자가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됐다. 박옥규 함장과 이건주 부장이 능숙하게 배를 몰아 대서양의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갔다. 박함장은 훌륭한 갑종선장이었다. 진짜 바다 사나이였다. 일제 때 진해 고등해원양성소를 나온 그는 나와도 인연이 깊은 사람이었다. 일본의 큰 선박 선장 경험을 가진 그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배를 몰고 왔을까 싶다.박함장에게는 귀여운 딸이 하나 있었다. 그가 제2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있을 때 사윗감을 추천하라는 부탁을 여러 번 받았다. 그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던 동기생 이종철 소령을 추천해 일이 성사돼 더 깊은 연을 맺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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