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서 무용지물이란 생각은 ‘착각’ | |
병사들이 가장 익숙하게 접하는 소총 등 보병 무기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기획물 ‘홍희범의 보병 무기 이야기’가 새해 지면 개편의 일환으로 새롭게 연재됩니다.편집자 흔히 권총(사진)은 실전에서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권총은 소총에 비해 명중률이 낮고 사거리가 짧다. 단위 시간당 투사 가능한 화력이 낮은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약점은 권총이 가진 일종의 숙명으로, 극복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권총은 일단 높은 휴대성이 요구되며, 유사시 한 손으로도 사격이 가능할 것이 요구된다. 그만큼 안정된 사격이 어렵다. 또 소형·경량이라는 한계로 인해 사용 탄약 역시 소총에 비해 훨씬 소형의 약한 것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권총의 구경이 소총에 비해 굵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운동에너지라는 측면에서 탄속이 빠른 소총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영어권에서 군용 권총을 사이드암(Sidearm), 즉 ‘보조 무장’으로 표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한때 군용 권총을 거의 폐지하기 직전까지 간 사례도 있다. 소총 및 기관단총 등의 무장에 비해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이스라엘도 결국 군용 권총을 폐지하지는 못했다.권총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작은 크기다. 이것은 물론 앞서 언급한 대로 최대의 약점이기도 하지만, 작기 때문에 그만큼 협소한 공간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적어도 협소 공간에 대한 토벌 및 수색 시에 참가 병력 전원은 아닐지라도 선두 대원이 활용할 경우 훨씬 효율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현재의 이라크전에서도 미군에 의해 종종 확인되고 있다. 가장 콤팩트한 군용 소총이나 기관단총도 권총에 비하면 거추장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 역시 주변의 도시화가 많이 진행됐고, 또 동굴 진지 등에 대한 수색 가능성도 전시에 충분히 있는 만큼 협소 공간에서의 전투에 앞으로 신경을 많이 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권총의 잠재 가능성이 재검토될 수 있는 것이다.물론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 권총에 대한 사용자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권총은 소총보다 훈련에 의해 사용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 가늠쇠와 가늠자 사이의 거리가 매우 짧으며 안정된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 및 운용 전술의 교육, 그리고 잦은 사격훈련에 따른 숙련도의 상승이 효과적인 운용에 필수적인 것이다.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해외에서는 정규군의 권총 사격 훈련 프로그램도 점점 실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규군과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특수부대, 심지어는 경찰이나 민간의 사격 전문가까지 초빙해 보다 실전적인 권총 사격법을 전수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사격 훈련시 사정거리는 보다 실전적인 범위(약 7~10m 이내)로 줄이고, 사격에 소요되는 탄약량을 늘리는 한편으로 사격의 정밀도 그 자체보다는 상황 대응능력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플래툰 편집장 CAL50@hitel.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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