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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해병

(공개편지) 해병대는 죽어도 빨강입니다.

by 충실한 해병 2022. 12. 14.

        4억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참 알면 알수록 머리 아파지고 고개 돌리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요즘 부쩍 제가 말이 많아 진 것 같은 것이 저도 기분 나쁩니다.

그렇다고 입 다물고 있자니 그것도 못할 노릇입니다.

그런데 저 원래 해병대에서 말 많았습니다. 요즘 말로 우리사회 속에서 저는 좌파로 취급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하니까 말입니다.

그렇다고 누가 저를 전우회 존재 자체를 싫어한다던지 해병대에 원수 진 놈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냥 쌓인 것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한이 맺혀서 말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중앙회가 발족되었습니다. 어느 단체나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윗분들이 머리를 짜낸 것이 외부에서 기부금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마침 아세아시멘트 회장으로 있는 이병문이를 찾아갔는지 솔선해서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이병문이가 나서서 전경련으로부터 4억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우리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감히 누가, 어느 시민단체고 이런 것을 같고 시비 걸겠습니까? 우리가 벌 때처럼 달려들면 본전도 못 찾을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기야 우리가 목숨 버려가며(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지만) 싸웠는데 까짓것 4억쯤 못 받겠습니까? 사실 그 정도면 치사할 정도로 적은 돈입니다.

 

        그런데 고생하고 모은 돈이 아니라서 그런지 공돈이 굴러들어오니까 파리 때들 설치듯 그 돈에 군침 흘리는 아주 고참 원로 선배님들이 계셨습니다. 그 당시야 우리 같은 쫄들은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도 당연히 몰랐습니다.

김성은 초대 총재께서 2, 3대까지 하고 보니 눈치도 있고 장기 집권하는 모양새라서 내놓기는 내놓아야 했는데 장부에 기록 없이 여기저기 나간 돈이 회수 되질 않았습니다. 고심 고심하다가 연구들 해서 생각한 것이 해병대 팔아서 시멘트 팔아서 돈도 있고 인수인계 받을 때도 걱정 없고 하니까 넘겨준 것이 이병문 이였습니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하고 싶어 했는지 없었는지는 모릅니다. 이것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세상사는 것이 늘 그렇듯 아시다시피 나간 돈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할 수없이 임기를 한 번 더 했습니다. 그 당시는 초창기로 지금의 체계를 갖춘 전우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한마디로 잘나가고 있었습니다.(당연히 전국 방방곡곡에서 무수히 많은 전우님들이 불철주야 고생한 덕으로)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김정호 사령관(2차장) 후에 해간출신 사령관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다 식구끼리라 이겁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전도봉 사령관께서 발안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그리고 아시는 것처럼 사령부와 중앙회가 (전후에도 없이 그 당시에만 유일무이하게) 한식구가 되질 못했습니다. 한 식구가 아닌데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슬슬 문제가 생기던 중에 해병대 원상회복(위상강화라고 사령부에서는 했습니다. 그 후의 사령부에서 발간하는 책이고 웹이고, 뭐고 모두 지휘개선이란 용어를 씁니다만 이 의미가 같습니까?) 추진이 시작되었고 당연히 이병문 쪽에서 반대가 심했습니다.(이 부분을 모르시던지 의심이 가는 분은 바로 여기서 읽기를 멈추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 와중에 각지 전우회, 연합회에서 입김이 세어지기 시작했습니다.(지금처럼 끽소리 못하는 상황이 아니 였습니다.) 그 때는 매2년 8월이 총재 임기가 끝나고 선거를 하게 되었는데 97년 봄부터 각지의 전우회 연합회가 중앙회의 운영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올바른 총재를 뽑아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앙회에서는  총회 준비도 하지 않고 원상회복 추진 반대 작업만 하고 있었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결국 장부에 있는 4억이 사라진 것이 알려지고 하여 난리가 났습니다. 회의석상에서 의자가 날라 다니고 했답니다.(해병대에서 말입니다) 결국은 미루다 미루다 총회가 11월에 있었는데(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민의(?)에 의해서 김정호 사령관께서 총재를 수락하시고 새 출범을 하려고 하는데 총회장에도 못 오시고 뒷방에 숨어 계시던 역대 사령관들이 심사숙고를 한 결론이 이것 이였습니다. "애들이 언제부터 선거권이 있었니? 총재는 역대사령관이 찍는 특권이다." 그래서 중앙회 총재를 새로 뽑았습니다. 김연상 사령관으로....그렇게 첫 번째로 중앙회가 양분되었습니다. 존경받고 위대한 역대 사령관님들에 의하여.....

 

        김정호 총재 지지 쪽(대다수 연합회와 전우회)은 이병문을 지지하던 쪽에서 중앙회 사무실을 내주지 않아서 야밤에 쳐들어가서 부시고 점거하여 2년을 채우던 중에 해병대에 양분이 왠 말이냐는 여론에 의해 초대사령관님께서 중재에 나서시고 총재대행을 1년을 하시면서 통합 중앙회가 다시 태어났습니다. (여기까지 하다보니까 오늘 꼭 중앙회 역사가 주제 같아서 이만 줄이고 이 문제는 다음에 하겠습니다)      

   

        4억이 뭔지? (18) 하여간 그 돈이 회수는 되었는지 강복구 총재 때에는 재판비용으로 꽤나 쓰고 김명환 총재가 1억 가량을 인수했다고 합니다. 지금쯤은 바닥일 테고.....

없으면 말지 우리가 명색이 해병대인데, 그 4억 때문에 해병대 사회를 말아 먹어서야 되겠습니까?

 

        초록은 동색이란 말이 있습니다.(그래서 유니폼을 초록으로 했나?) 저는 늘 초록은 동색 이라고 하는데 자기들은 아니라고 하고 주위에서도 지켜보자고 합니다만 초록은 동색입니다.(이제 보니 초록은 똥색인가 봅니다.)

반쪽만 하시던 김정호총재, 전도봉총재도 동색이고, 저 지금도 대를 잇는 저분들도 저들끼리 동색입니다.

사실은 오늘 올드마린 이근식대선배님의 해병대 해체의 교훈에 댓글은 다신 땅끝선배님 글을 읽다가 열이 또 나서(이병문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진짜 열 받은 것은 초대사령관님 장례식 때 이상로사령관이 이병문한테 고별사를 시킨 것입니다. (18) 언감생심 이병문이 초대사령관님께 고별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시키는 사람들이나 하는 사람들이나 정말 해병대는 못 말리고 가죽도 두꺼운 초록동색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동색들이 20년 중앙회를 주무르도록 놓아두는 아량도 넓은 해병들이 참 많습니다. 모두 다 같은 동색들을 상 하나씩 주고 싶습니다. 김두환이 한 것처럼 진해 훈련소에 있던 똥물 말입니다. 아, 진해 화장실도 빼앗겨서 없으니 어쪄죠?

 

        선배님들께는 기합 빠졌다는 소리 들으니까, 내 밑으로(이런 표현 잘 쓰지 않지만) 후배님들 ! 초록은 동색입니다. 여러분이 10년, 20년을 각오한다면 저 더러운 초록색을 우리 선배님들의 숭고한 피 색깔인 빨강의 동색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요즘 까짓 4억이 돈입니까? 해병대가 4억 정도 포기하고 다시 시작해도 무서울 것 없습니다.)

 

        잊지 맙시다 초록은 똥색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죽어도 빨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