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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해병

오며가며 뒷 얘기 2

by 충실한 해병 2022. 12. 15.


집을 나서 23시간만에 돌아 왔습니다.
모두 피로하고 지쳤는데도 아무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해병대] 그 해병대가 뭔지 ....
때때로... 요즘들어 아주 자주 해병대가 나를 힘들게 합니다.
해병대의 짐을 벗고 싶습니다.
짐을 벗고자 노력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내게 해병대가 무엇을 주었기에 이다지도 힘들게 내게 아픔을 주는 것인지
묻고 또 묻습니다.
그러나 그 대답이란 것이 없습니다.
언제나 사라지고 돌아오는 파도처럼 독백으로 그칩니다.

한숨도 못자고 또 가게문을 열러 가야하는 김선배님은 해병대를 얼마나 사랑하는 것일까?
가게문을 닫고 들어와 한숨도 못자고 출발했던 권후배님은 얼마나 해병대를 사랑하는 것일까?
이런 사랑들이, 눈물나도록 시린 이런 사랑들이 모여 뭔가 우리들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수 있다면 좋으련만 ....

지난주 재미총연의 사무총장 직을 사직했습니다.
남들은 뭐랄지 몰라도 내겐 너무 힘들고 고된 10년 이였습니다.
누군가 내게 끝을 보자고도 하고, 남은 1년 쉬어가며 끝내자고 했지만 그것 마저도 뿌리쳤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전우회장을 그만 하고 싶다는 말도 했습니다.
전우회에서 준비해 주길 바라는 솔직한 심정입니다.



10월14일이 전우회에서 준비된 초대사령관님의 92세 생신잔치일 였습니다.
모두들 들떠 있었고 모두들 채비를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갑자기 신선배님께서 연락이 와 계획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갑자기 잡힌 일정에 군소리들 없이 선듯 나서주신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김 수석부회장님, 권 부회장님, 장본부장님, 황 상임위원님...
언제나 솔선해 도와 주시지만 이번엔 정말 고마운 마음 그지 없습니다.
비록 참석은 못했지만 또 뒤에서 협조해 주신 선후배님들께도 감사합니다.


매번 볼때마다 아름다운 바다입니다.
시퍼런 물과 하얀 백사장이 우리에게 힘과 환희를 느끼게 합니다.
초대사령관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불같이 뜨거운 마음으로 달려온 10년입니다.
늘 부딪히는 무언가가 있었고, 가로막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바다를 통해 제게 주시는 가름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보여주신 꾿꾿함, 곧은 시선들이
천마디 만마디 말씀보다 더 무섭고 섬듯했습니다.
근접할 수 없는 경외와 신비를 느끼게 하셨습니다.



언젠가 [사해인]의 최석형후배님과 심한 말다툼을 했습니다.
사령관님의 노래영상 때문이였습니다.
그때 정말이지 섭섭했습니다.
최석형후배님의 마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런 현실들이 싫었습니다.
최석형후배님도 자리를 털고 일어 났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모두를 용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하나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서로를 사랑 했으면 좋겠습니다.

해병대로 해서 서로 만나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이 죽는 날까지 기쁜 인연들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이 애써 구분하는 구분들이 모두 하나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들의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선들을 지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땅에서 제도적으로 해병대가 사라지는 불행한 날이 올지라도
우리들은 하나로 시작해서 하나로 함께 했다고
영원히 우리들 가슴속에 하나의 해병대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해병대에 미쳐가던 그때 발안에서 처음 사령관님을 뵙습니다.
저는 좌충우돌 힘들었던 세월을 사령관님은 언제나 한 자리에서 변함이 없었습니다.
제겐 역겹고 치사하고 더럽던 세월이였습니다.
무수한 꿈을 쌓고 부수고 세우고 헐어 내면서 실망하고 포기하고 무너지면서....
바라보기에도 너무 높은 해병대 입니다.



사랑은 한 순간의 꿈이라고 남들은 웃으면서 말을 해도
내 마음 모두 바친 그대 그 누가 뭐라 해도 더욱 더 사랑해

미움은 사랑 속에 있다면서 달빛이 구름 속에 가리워도
한마음 굳게 믿은 그대 가슴이 아프도록 더욱 더 사랑해